ADVERTISEMENT

버마군 잔학 행위 계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랑군 UPI· 로이터 연합=본사특약】중무장한 버마군이 21일 수도 랑군시의 통제를 강화하고 철저한 가택수색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8일의 쿠데타 지도자 「사우· 마웅」 장군은 수상직까지 장악했다.
랑군방송은 이날 「사우· 마웅」 이 지난 20일 구성된 9인 내각에 의해 수상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는데 그는 국방· 외무장관도 겸임하고 있다.
랑군시민들과 외교관들은 자동차에 탄 일단의 학생들이 군대가 지키고 있는 시청 등 정부청사 두 곳에 로킷 공격을 가한 후 군인들이 가택수색에 나서는 등 수도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버마 군부지도자들은 그들의 잔악 행위에 대해 원조중단 등 빗발치듯 쏟아지는 국제적 비난과 압력에도 불구, 시위대에 대한 잔학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랑군 주재 외교관들은 21일 군인들이 시위대에 발포를 중단하지 않고 있으며 모든 집회를 철저히 막고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문제는 새 정부가 언제까지 이 같은 유혈사태를 계속할 것이냐 하는 것』 이라고 말하고, 19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군인들이 민간인을 무참히 사살한 것은 이들이 자신들의 국제적 이미지에 대해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말했다.
랑군 주재의 한 대사는 현재 랑군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차마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처참한 상황』 이라고 말하고 『새 정부는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다. 문제는 그때까지 얼마나 더 많은 피를 흘릴 것인가 하는 것』 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얀마 제 2의 도시인 만달레이 시에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랑군 주재 한 서방외교관은 전화를 통해 전했다. 만달레이는 지난 달 초 시위가 발생한 이래 반정부세력의 근거지가 돼 왔다.
랑군 주민들은 군인과 반정부 학생들간에 전투가 벌어져 간헐적으로 총성이 들렸으나 21일 오후부터 총성이 거의 들리지 않고 거리는 조용하다고 전했다.
한편 「사우· 마웅」 장군은 이날 재야지도자들이 2O일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회담을 제안한데 대한 회답으로 보낸 서한에서 군부가 무기한 집권할 생각은 없으며 질서회복 후 실시할 선거에 대비해 정당을 구성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