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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내놓고 '알바 구함'···강진 여고생 사건 용의자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이 숨진 채 발견된 지 7일이 지난 가운데 용의자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에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 여고생 사건 피해자인 A양(16·고1)은 지난달 16일 아르바이트 소개 때문에 아빠 친구를 만나 이동한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를 친구에게 남긴 뒤 소식이 끊겼다. 이후 8일 만인 지난 24일 오후 2시57분쯤 강진군 도암면 매봉산 정상 너머 7~8부 능선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A양 아빠의 친구인 B씨(51)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다며 A양을 유인해 승용차로 산 중턱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B씨가 A양에게 “주변에 (아르바이트 소개를) 절대 알리지 말라”고 하고 만난 점, 실종 당일 행적을 의도적으로 지운 점, A양 어머니가 집에 찾아오자 달아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점을 토대로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한편 B씨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보유 재산을 처분하려고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온라인에선 B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이 주목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올린 글들을 찾아냈다. 이 인물은 같은 닉네임을 사용해 강진읍에서 아르바이트 공고나 재산을 처분한다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역신문에 올린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역신문에 올린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지난 4월 5일 지역신문엔 ‘보양탕집 2층 건물을 매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실제 B씨는 강진군 강진읍에서 보신탕집을 운영했다.
글을 올린 이는 총 2층으로 된 건물을 매매한다면 “1층은 현재 식당 중이다. 상당히 넓어서 업종을 변경해도 무난하다”고 적었다.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글을 올린 이와 닉네임이 일치하는 인물은 4월 30일에 ‘보양탕집에서 시간제 알바를 구한다’는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를 한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네티즌은 “건물을 처분하기 위해 가게를 내놓고 도대체 알바는 왜 구했던 것이냐”며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이젠 알바 공고를 의심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Y’에 따르면 B씨가 운영했던 식당에서 3개월 전 일했던 한 아르바이트생이 현재 행방불명 상태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 방송이 나오자 온라인에서는 “B씨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목적이 수상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또, B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역신문에 올린 광고 글에는 A양의 명복을 비는 댓글이나 이번 사건에 분노하는 네티즌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A양이 발견된 지 만 7일이 지났으나 추가 단서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B씨가 여고생을 만나 승용차로 산 중턱까지 이동한 정황은 확인됐지만 이후 산 정상 너머에서 여고생이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 1차 부검에서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 없다고 확인된 외에 명확한 사인도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1차 부검 직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 2∼3주 이내에 감정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사건 규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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