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타자의 딸' 김상희, 첫날 선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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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프로 4년차 김상희(24.사진)가 26일 KLPGA투어 개막전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골프장에서 개막한 휘닉스파크 오픈 1라운드. 김상희는 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언더파를 몰아쳐 5명의 2위 그룹을 1타차로 제쳤다.

선두에 나선 소감을 묻자 김상희는 활짝 웃으면서도 뾰로통한 표정으로 아버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프로가 된 지 4년이 다 돼가는데 아빠가 내 경기를 보신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김상희는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현 KIA)의 강타자였던 김준환 원광대 감독의 딸이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그는 1m68㎝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260야드 안팎의 드라이브샷을 앞세워 거침없이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지난해 로드랜드 매경 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가 이제까지 최고 성적.

겨울에 인도네시아에서 두 달 동안 훈련을 했다는 김상희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트를 집중적으로 보완한 것이 효과를 봤다. 전반 9홀에선 이븐파에 그쳤지만 후반 홀에 접어들면서 퍼트 감각이 살아난 덕분에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 박희영(이수건설)을 비롯, 문현희(휠라코리아).안선주(하이마트).홍진주(이동수F&G).김혜정(LIG)이 나란히 3언더파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시즌 개막에 앞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했다는 최나연(SK텔레콤)도 1언더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 올랜도에서 겨울훈련을 한 송보배(슈페리어)는 어깨 인대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1오버파로 주춤했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3승을 거뒀던 안선주는 16번 홀(파4) 140야드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컵 속에 들어가 행운의 이글을 잡아냈다.

KLPGA투어는 11월까지 18~20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이 스폰서를 맡은 4개 대회가 신설돼 지난해(14개)보다 대회 수가 늘어났다. 개막전인 휘닉스파크 클래식은 J골프와 MBC ESPN이 27일 2라운드를, MBC-TV가 28일 최종 3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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