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에 나선 소감을 묻자 김상희는 활짝 웃으면서도 뾰로통한 표정으로 아버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프로가 된 지 4년이 다 돼가는데 아빠가 내 경기를 보신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김상희는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현 KIA)의 강타자였던 김준환 원광대 감독의 딸이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그는 1m68㎝의 당당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260야드 안팎의 드라이브샷을 앞세워 거침없이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지난해 로드랜드 매경 여자오픈에서 공동 2위가 이제까지 최고 성적.
겨울에 인도네시아에서 두 달 동안 훈련을 했다는 김상희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퍼트를 집중적으로 보완한 것이 효과를 봤다. 전반 9홀에선 이븐파에 그쳤지만 후반 홀에 접어들면서 퍼트 감각이 살아난 덕분에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 박희영(이수건설)을 비롯, 문현희(휠라코리아).안선주(하이마트).홍진주(이동수F&G).김혜정(LIG)이 나란히 3언더파로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시즌 개막에 앞서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했다는 최나연(SK텔레콤)도 1언더파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미국 올랜도에서 겨울훈련을 한 송보배(슈페리어)는 어깨 인대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1오버파로 주춤했다.
지난해 2부 투어에서 3승을 거뒀던 안선주는 16번 홀(파4) 140야드 거리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컵 속에 들어가 행운의 이글을 잡아냈다.
KLPGA투어는 11월까지 18~20개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이 스폰서를 맡은 4개 대회가 신설돼 지난해(14개)보다 대회 수가 늘어났다. 개막전인 휘닉스파크 클래식은 J골프와 MBC ESPN이 27일 2라운드를, MBC-TV가 28일 최종 3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정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