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랑군 시민 항의시위…대학에 군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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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번 상황과 흡사>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외교관은 이번 쿠데타는 「네윈」이 지난번 무자비한 민주화운동의 탄압자 「세인·르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자신이 2선으로 물러난 것처럼 꾸몄던 상황과 흡사하다고 말하고 미얀마 군부를 비롯한 집권층은 앞으로 국민들로부터 더욱 완강한 저항을 받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외교관은 최근의 미얀마 사태에서 군이 재 개입의 명분을 찾기 위해 고의로 약탈·방화·교도소폭동 등 무정부사태를 조장한 듯한 흔적이 엿보인 적이 많았다고 지적, 따라서 현재의 기회를 민주회복의 유일한 기회로 믿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은 이번 쿠데타를 결코 좌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외교관은 어쩌면 이번 쿠데타는 「네윈」에 충성을 맹세해온 군부 핵심세력 등이 전권을 이미 행사해 왔다는 점에서 쿠데타라는 용어 자체가 적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면서 비록 「사우·마웅」장군이 18명으로 구성된 평화회복위원회를 구성, 예정대로 다당제에 의한 총선을 공약하고 있지만 이는 현 집권층의 완전 퇴진, 총선을 관장할 임시정부의 수립이란 반체제인사들과 국민들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말했다.

<화염병·새총 들고 모여>
○…수십만의 랑군 시민들은 쿠데타군의 통금과 집회금지 조치에 항의, 18일 랑군시내에서 시위를 벌였으며 랑군 중심가에 있는 술레사원과 외곽지역에서는 총격이 벌어졌다.
군부의 반 민주화 움직임에 화가 난 시민들은 화염병·칼·쇠스랑·고무줄·새총 등을 갖고 랑군 중심가로 모여들었으며 트럭에 분승한 군인들은 반정부시위의 중심지인 랑군대학과 랑군법원·사원 등으로 진입했다고 외교관들이 말했다.

<우리는 겁쟁이 아니다>
○…중심가의 호텔에 묵고있는 한 서방여행객은 자신의 숙소에서 이따금 총격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는데 랑군 라디오방송국 부근에 살고있는 재야지도자「틴·우」전 국방상의 부인과 「아웅·산·수·키」여사의 보좌관도 총소리가 들렸다고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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