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나온 독일 선수들이 한국 취재진에게 건넨 말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2-0으로 승리한 대한민국의 손흥민이 신태용 감독과 포옹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차군단’ 독일이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0-2로 패하며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독일은 한국에 패한 것은 물론이고,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스포티브뉴스에 따르면 이날 경기 종료 후 한국 선수들보다 먼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등장한 독일 대표 선수들은 독일 취재진 인터뷰에만 짧게 응하고, 한국을 비롯한 기타 외신 취재진 인터뷰를 거절했다.

외신 인터뷰도 흔쾌히 받아들였던 평소 모습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그나마 독일 선수 중 가장 먼저 믹스트존에 나타나 올리버 비어호프 독일대표 팀 단장이 한국 취재진 인터뷰 요청에 "노, 땡큐"라고 말한 게 전부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비어호프 단장은 한국 취재진 인터뷰 요청에 앞서 독일 취재진과만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사이 많은 독일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갔기 때문에 취재진은 독일 선수들에게 인터뷰 요청을 할 기회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밖에도 토니 크로스를 비롯해 독일 선수 중 가장 늦게 모습을 보인 율리안 브란트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쏘리", "노"라는 한 마디뿐이었다.

믹스트존을 거친 독일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르게 퇴장했다.

한편 이날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실망감이 크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훈련에서는 잘 준비했지만, 최고의 기량을 보이지 못했다. 실력이 부족해서 나온 결과"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독일 선수들 반응과 라커룸 분위기를 묻는 말에는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선수들이 부담감을 많이 가졌다. 너무 실망감이 커서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 차분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