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결정 김일성 뺨 때린 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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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경 AFP=연합】한국과 헝가리가 상주대표부를 설치키로 합의한 것은 사회주의진영에서 북한이 우방들의 대부분을 상실하는 가운데 눈덩이처럼 확대되는 영향을 가져올지 모른다고 북경에 있는 동구권 소식통들이 14일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 헝가리가 한국과 외교관계를 맺기로 결정한 것은 소련의 암묵적 동의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하면서 『헝가리는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며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곧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동구권소식통들은 또 몇몇 사회주의 국가들은 경제적 기적을 거둔 한국에 비해 자주 돈과 무상원조를 구걸하는 북한과의 관계에서 오는 이익에 대해 아무런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에 정통한 한 동구권 소식통은 헝가리의 이번 결정이 북한 김일성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경에 있는 한 서방외교관은 헝가리가 북한의 반응을 시험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번 한국과 동구권국가와의 관계정상화는 그 시기에 있어서 무책임한 것이었으며 이는 북한을 자극하여 극단적 행동을 취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헝가리는 그 동안 동구권내에서 자주 선도적 역할을 해왔으며 일례로 헝가리가 스페인과 최초로 외교관계를 맺자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곧 이를 뒤따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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