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 수상 "과잉경호"로 인터뷰 거부|수중발레「왈도」"나를 몰라본다" 항변 해프닝|금발머리에 빨간색으로「서울」글씨 물들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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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3일 오후 KAL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아프리카의 초 미니국가 레소토 복싱선수 11명은 한국의 삿갓을 연상케 하는 아프리카 고유의 민속모자 몰티안예를 쓰고 싱글벙글 웃으며 출국 장을 나서 눈길.
우리 나라 돗자리를 짜는 왕골과 비슷한 재료로 짠 이 모자는 지름6cm, 높이30cm 가량의 피라밋형으로 꼭지부분에 S자형의 꼬리가 달린 것이 특징.
선수단 코치인「아비타」씨는『복싱이 유일한 출전종목』이라고 밝히고『국제대회에서 입상경력은 없지만 서울올림픽에서는 최소한 동메달 1개는 따 보이겠다』며 의욕.
○…13일 오후 6시50분 타이 항공628편으로 내한한 부탄선수단 7명과 바누아투공화국 선수단 9명은 올림픽조직위 주선으로 자매 결연한 서울 명일동의 명일성결교회(목사 노배금) 와 서울 자양동 로뎀교회(목사 박부복)신도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아 눈길.
각각 20∼30명씩 고운 한복에 환영피켓을 들고 나온 두 교회의 신도들은 앞으로 자매결연국가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응원은 물론 시내관광·불고기식사 초대 등 이들「이름 없는 작은 나라」선수들을 성원할 계획이라고.
○…13일 오후 7시30분 태국항공편으로 노르웨이「브룬틀란트」여 수상내외가 김포에 도착하자 공항 안전요원들이 국내보도진의 취재를 무작정 제지하는 과잉경호를 해 보도진들이 인터뷰를 집단 거부하는 사태를 연출.
안전요원들은 주로 공항 출입기자들인 국내 보도진이 몰려들자 몸을 밀어내면서『외무부에서 발급하는 비 표를 가져와라』『카메라를 점검해야겠다』고 요구, 보도진들이『다른 국가원수가 입국했을 땐 공항출입증으로 취재가 가능했다』고 항의했으나 이들이 막무가내로 막는 바람에 분통이 터진 국내보도진이 취재를 거부, 전원 퇴장.
이 때문에 한국을 처음 방문한「브룬틀란트」수상은 국내 신문에 기사 한 줄, 사진 한장 보도되지 않는「망신」을 당한 결과가 됐는데 이를 지켜본 공항관계자들은『외국의 경우 자기나라 언론매체에 취재편의를 우선 제공하는 등 모든 것을 자국민 위주로 처리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뭘 어떻게 해야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탄식.
○…13일 낮 KAL612편으로 대만으로부터 입국하려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다니엘·에마뉴엘」씨 (펜싱심판)가 이 나라에 대한 제재조치로 강제출국.
그는 자신이 서울올림픽조직위의 초청을 받은 펜싱심판이라고 주장했으나 ID카드를 소지하지 않아 법무부의 컴퓨터조회결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으로는 보도진 2명이 서울올림픽조직위의 입국허가를 받았을 뿐이어서 강제출국 조치.
○…13일 낮 소련영공을 최초로 통과한 대한항공 906편에는 색다른 차림의 탑승객들이 끼어있어 눈길.
유스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온 서독의「피터·터너」군(20)은 금발 스포츠형 머리의 뒷부분을 짧게 깎아 빨간색으로「서울」(영어)을, 노란색으로 오륜마크를 물들였는데『뮌헨의 이용전문가에게 비싼 값을 치르고 한 것이라고 자랑. 또 다른 젊은이는 짧게 깍은 뒷머리에 바둑판모양의 줄무늬를 염색.
○…13일 입국한 일본선수단에는 서울올림픽 참가선수 중 최고령인 올해 63세의「이노우에·기쿠코(정상희구자)」씨가 승마대표로 끼어 화제.
64년 동경올림픽에 첫 출전, 16위를 했던「이노우에」씨는『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참가다. 세계인의 축제에 함께 참가해 영광스럽다. 긴장이 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한 뒤『자신에겐 43세인 아들과 18세인 손자가 있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일본선수단 입국 때 일본 팀 기수로 일본국기를 들고 제일먼저 트랩에서 내린 수중발레의「고타니·미카코(소곡실가자)」선수(22)는『수중발레는 미국·캐나다 선수가 강세여서 자신은 동메달을 목표로 하고있다』고 겸손.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의 세계 제1인자로 손꼽히는 캐나다의「왈도」선수가 13일 오후 4시40분 싱가포르항공 017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는데 취재 나온 기자들이「왈도」를 몰라보고 다른 선수에게 플래시를 터뜨리자 자기가 진짜「왈도」라고 항변하는 해프닝.
『당신이 정말「왈도」냐』고 묻는 기자들의 짓궂은 질문에 자신의 패스까지 들추어 보인 「왈도」는 또렷한 한국말로『안녕하세요』라고 인사까지 차려 뒤늦게 박수를 받기도.「왈도」는 또 올림픽가요『손에 손잡고』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하는 등 센스 있는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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