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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찾은 체취견 ‘나로’, 성완종 전 회장 시신도 찾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지난 24일 매봉산 정상 뒤편 7~8부 능선에서 발견됐다. 행방불명된 지 8일 만에 시신을 찾은 것은 체취증거견(Human Scent Evidence Dog) ‘나로’다.

체취견은 잠깐 스치듯 맡은 냄새도 오래 기억해 제3의 장소에서 해당 냄새를 정확히 식별한다. 이번 사건에서도 여고생 A(16)양의 소지품 냄새를 맡은 나로가 3일 동안 경찰견 조련사인 ‘핸들러’와 함께 산을 수색해 체격이 비슷한 시신을 찾아냈다.

체취견은 실종자와 시신을 찾아내기 위해 지난 2012년 도입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11개 경찰청에서 16마리의 체취견을 운용하고 있다.

체취견은 냄새 식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화된 훈련을 받는다. 평소 썩은 피가 묻은 물건들을 찾아내는 훈련을 반복하고, 숙달된 개들은 땀이나 침 등 타액으로도 특정인의 냄새를 구별하는 기술을 습득한다.

나로는 지난 2013년 5월 수원 칠보산에서 사라진 50대 택시기사 이모씨의 시신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보름 동안 100여 명이 투입됐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으나 나로는 2시간 40분 만에 등산로에서 100~120m 떨어진 곳에서 이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2015년에는 북한산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나로는 벨기에산 ‘말리노이즈’ 종으로 충성심이 뛰어나고 활동성과 지구력이 강해 산악지형 수색에 활용된다고 한다.

한편 전남 강진경찰서는 25일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 부검 결과 뚜렷한 외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인을 판단할 수 없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소견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A양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오르막 경사가 70~80도에 달할 정도로 지형이 험준해 용의자 김모(51)씨가 A양을 속이거나 위협해 산 위까지 데려갔을 가능성과 살해 뒤 시신 운반 과정에서 공범이 있었을지를 수사 중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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