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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 3년 복용하면 위암 발생 21%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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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면 위암 발병 위험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 연구 #4~5년은 37% … 길수록 위험 낮아져 #심혈관계 질환 예방용일 때 한정 #보통 사람이 먹으면 부작용 우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토대로 2007~2013년 건강검진을 받은 46만1489명을 분석해 아스피린과 위암 발병률의 연관성을 밝혔다.

1~2년 복용한 사람은 위암 발병률이 4% 낮았다. 2년 초과~3년 복용자는 15%, 3년 초과~4년은 21%, 4년 초과~5년 37% 줄었다. 질병 위험이 사용기간에 비례해 감소했다. 연구팀은 성·나이·소득수준·흡연·음주·운동 등 다양한 건강 관련 요인을 통제해 같은 조건에서 비교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 효소(사이클로옥시제네이즈)를 억제해 혈소판 응고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어 심장병·뇌졸중 고위험군 환자들이 항혈소판 약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박 교수는 “최근 아스피린이 암세포가 스스로 소멸하는 걸 돕는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미국 등의 일부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이 대장암과 위암 등의 발병률을 줄이는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용량에 따라 위암 예방 효과가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한 게 없었으나 이번에 서울대병원이 입증했다.

연구팀은 “아스피린을 3년 이상 사용한 사람의 위암 발병률이 확연히 낮게 나왔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의 다른 논문에서는 아스피린이 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다고 멀쩡한 사람이 위암 예방 목적에서 아스피린을 먹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박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먹는 사람에게 부수적으로 위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이번에 밝혀진 것”이라며 “보통 사람이 먹으면 위궤양·위출혈 같은 아스피린의 부작용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스피린이 좋다고 약국에서 사먹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서 의사 처방에 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미국위장관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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