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의 3선 중진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상주시ㆍ군위군ㆍ의성군ㆍ청송군)이 제7회 지방선거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 당선자의 ‘음주운전 뺑소니 사건’에 대해 검찰에 일종의 외압을 행사해 처벌 수위를 낮췄다고 발언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고향 사람 밀어주고, # 이끌어 주고, # 좋은 말 해주고, # 당선시켜 일 잘하게 # 성과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
19일 오마이뉴스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3월 김 군수 선거사무소 개소식 격려사 공개 발언에서 “2005년에 김주수 차관이 차관 그만두고 쓸쓸한 마음에 낮술 한잔하고 교통사고를 낸 적 있는데, (검사 출신인) 제가 그 사건 담당하는 검사한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제가 검사 출신 아닙니까. (검찰)총장님 앞에서는 감히 뭐 제가 명함을 못 내밀지만, 그래서 제가 그 사건 담당하는 검사에게 전화를 했지요”라며 “‘우리 김 차관이 교통사고를 냈는데, 우리 지역의 훌륭한 선배인데, 그것 좀 봐주세요’(라고 하니). (검사가) ‘아, 우리 고향도 가까운데 재판 안 받도록 벌금이나 세게 때리고 그냥 봐줄게요’(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만약 그거 갖고 욕할 분은 본인, 자식, 남편이나 아내, 아버지나 엄마 중에 술 안 드시고, 교통사고 절대 안 내고, 그 다음에 그 누구도 처벌 안 받을 사람 있는 사람만 얘기하소”라며 당시 의성군수 선거에 출마한 김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이어 “다 뭐 음주운전, 총장님도 음주운전 하더라”면서 “고향 사람을 믿어 주고, 이끌어 주고, 좋은 말 해주고, 훌륭한 군수 후보로 만들어 당선시켜 일 좀 잘하게, 저도 같이 일 좀 해 가지고 이것저것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김주수 당선자는 지난 2005년 8월 26일 오후 4시10분쯤 경기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 편도 1차선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54% 상태로 SM승용차를 시속 50㎞로 몰고 가다 중앙선을 침범, 반대편에서 마주 오던 이모(32)씨의 쏘나타 승용차와 정면 충돌했다.
이 사고로 이씨와 동승자 김모(38)씨가 각각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고, 법원은 김 당선자에게 특가법 위반(도주차량)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 당선자는) 즉시 정지해 피해상황을 살피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도주했다’고 판시했으며, 이에 김 당선자는 ‘지인들과 점심을 먹던 중 약간의 음주로 가벼운 추돌사고가 발생했고,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사고지점을 벗어나 도주차량으로 신고된 것’이라고 소명했다고 한다.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의성군수에 당선됐던 김 당선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앞서 김 당선자는 2004년 1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농림부 차관을 지냈다. 음주운전 사고는 김 당선자가 차관직에서 물러난 후 발생한 일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