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 ‘비정규직 제로’ 선물 안긴 인천공항공사 사장, 우수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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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 비리로 인해 지난해 공공기관들이 전반적으로 전년보다 낮은 평가 점수를 받았다.

GKL 등 8곳 최하점인 E등급 받아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19일 35개 공기업과 88개 준정부기관 등 123개 공공기관과 기관장 25명 및 감사 22명에 대한 2017년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의 비중이 작아지고, 나쁜 평가를 받은 공공기관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불거졌던 공공기관 채용 비리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평균적으로 전년보다 공기업은 1.9점, 준정부기관은 1.6점이 낮아졌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를 더한 종합 등급 분포를 보면 최고 등급인 ‘S’(탁월)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었고, ‘A’(우수) 등급 비중이 10.6%로 1년 전(13.4%)보다 2.8%포인트 낮아졌고, ‘B’(양호)등급 비중도 35.8%로 1년 전(40.3%)보다 낮아졌다. 반면 최하 등급인‘E’(매우 미흡)등급 비중(6.9%)은 지난해(3.4%)의 2배 이상으로 높아졌고, ‘C’(보통)등급 비중(38.2%)도 6.3%포인트 높아졌다.

상대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기관은 GKL·대한석탄공사·우체국물류지원단·한국국제협력단·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국제방송교류재단·아시아문화원·영화진흥위원회 등 8곳이었다.

기관장 평가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장은 2명(8.0%)에 불과했고 ‘보통’은 20명(80.0%), ‘미흡’이 3명(12.0%)이었다. 감사는 ‘보통’이 16명, ‘미흡’이 6명이었다.

우수 평가를 받은 기관장은 정일영 사장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었다. 정 사장은 지난해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외부 방문지였던 인천국제공항을 찾았을 때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이와 관련해 공운위를 주재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일자리 창출 실적과 채용 비리 결과를 이번 평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 4층 CIP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정일영(왼쪽)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지원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2017.5.12.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 4층 CIP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정일영(왼쪽)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비정규직 지원들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2017.5.12.청와대사진기자단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인 기관은 10곳으로 전년의 7곳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이 중 5곳은 기관장이 공석이고, 나머지 5곳은 취임한지 6개월 미만이라 해임건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관장 경고조치 대상 기관도 7곳이었지만 5곳은 공석이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한국환경공단의 이사장들만 경고 조치를 받았다.

공운위는 종합등급 및 범주별 등급이 ‘C’ 이상인 116개 기관에 경영평가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반면 종합 등급이 D(미흡) 이하인 17개 기관으로부터는 경영개선 계획을 제출받아 정부가 이행사항을 점검하도록 했다.

김 부총리는 “공공기관 보수체계와 분야별 기능조정 등 관리체계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른 시일 내에 되도록 대통령이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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