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조정선수들 최면요법 훈련|영화관은 봉사원 등 내국인 가득|선수촌 호돌이 수염 뽑히는 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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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홍보 안돼 외국인 없어
○…선수촌의 편익시설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선수회관 2층의 극장.
3일 개장 후 매일 오후 3시와 8시 두 차례에 걸쳐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은 선수촌에서 일하는 운영·자원요원들의 최고 휴식처가 되고 있다.
5일 오후 3시에 상영된 강수연 주연의『씨받이』에는 관중들이 몰려 5백40석을 모두 채우고도 복도까지 들어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정작 편익시설을 이용해야할 외국 선수·임원들은 입촌이 덜되고 홍보가 안된 탓인지 한 명도 없어 영화상영은 내국인의 잔치로 변모하기도.

<자전거 제공해 달라>
○…선수촌에 입촌한 각국임원·선수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선수촌 내의 통행시설이다.
각국 선수·임원들은 이 때문에 선수촌 본부 측에『선수촌이 워낙 넓어 다니기가 불편하니 자전거를 제공해 달라』고 잇달아 요청하고 있으나 턱없이 부족한 자전거 때문에 선수촌 운영본부도 고심 중.
선수촌 운영본부 측은 이를 위해 즉시 1백80대의 자전거를 확보했으나 운영요원의 몫을 제외하면 한나라에 한 대 꼴도 안 돌아가게 되어있어 한숨만 쉬고 있다.

<미스 선수촌 등 선발>
○…각국 선수·임원들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있는 선수촌은 각 나라의 독립기념일에도 화환을 제공하는 등 축하계획을 세우고 있다.
대회기간 중 독립기념일을 맞는 국가는 칠레(l8일) 말레·엘리즈(이상 21일) 사우디아라비아 (23일) 보츠와나(30일) 중국·사이프러스·나이지리아(이상 10월 1일)등 8개국이다.
또 선수촌 운영본부는 10월 1일「미스선수촌」을 선발하며 한국전통혼례식·가면무도회· 팝송페스티벌도 열 방침이다.

<빙상선수 사이클 변신>
○…지난2월 캘거리 동계올림픽 여자빙상 5백m에서 5위를 마크한 일본의「하시모토·세이코」(교본성자·23·사진)가 사이클선수로 변신, 서울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 2일 일찍 내한한「하시모토」는 올림픽 벨로드롬에서 5일째 적응훈련에 여념이 없다.
「하시모토」는 키1m58cm, 몸무게 56kg으로 다소 왜소한 체력이나 하체 힘이 좋아 마지막 스퍼트가 뛰어나다.
일본에서는「하시모로」를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지목,「하시모토 후원회」를 결성하는 등 법석을 떨고 있으나 소련·동독 등 동구권이 워낙 강해 메달 권에만 들어도 큰 성과라는 것이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

<이·미용원 성황 이뤄>
○…선수회관 3층에 마련된 이·미용원이 외국선수들의 총애를 받고있다.
완전무료였던 아시안게임 때와는 달리 남자커트 3천 원, 여자파마 8천 원 등 실비로 서비스하고 있는 이·미용원은 매일 성황을 이루고 있어 즐거운 비명.
이·미용원을 찾는 선수들의 취향이 곧 그 나라 국민성과도 일치하는 현상을 증명이나 하듯 가장 이용빈도가 많은 미국여자선수들은 머리손질 외에도 손톱소제 매니큐어까지 풀 서비스를 요구하기 일쑤라고.
또 남자 이용실에도 각국 선수들이 찾아와 커트와 면도를 하고 있는데 이용원 측은 AIDS예방을 위해 1회용 면도기와 위생수건을 사용하고 있어 눈길.
○…춘천 의암호에서 전지훈련중인 영국 조정선수들은 최근 최면요법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면요법훈련에는 한 명의 스포츠 심리학자가 참가, 선수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돕고 정신긴장을 이완시켜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훈련은『좋은 기록이 마음의 심리상태에 달려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심리학자「시몬·홈스」는 서울올림픽에서 무타페어 금메달후보인「앤디·홈스」와「스티브·그레이브」에게 최면요법을 처음으로 실시했는데 이들 선수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선수들 사진촬영 법석>
○…서울올림픽을 상징하는 대형 호돌이가 수염이 뽑히는 모욕(?)을 당해 선수촌 관계자들에게 비상-.
선수촌 시장실 앞에는 높이2m의 호돌이 마스코트가 설치되어 있는데 이 마스코트는 개촌 전부터 각국 선수단과 운영요원들의 인기를 독차지, 기념촬영의 명소로 꼽혀왔다.
바로 이 호돌이가 한꺼번에 몰려든 각국 선수들의 시달림에 견디다 못해 개촌 3일 만인 5일 오후 맨 아래 수염이 뽑혀나간 것.
선수촌 측은 선수들이 사진촬영 시 수염을 손잡이로 사용, 철제수염이 뽑힌 것으로 보고 강력 본드로 접착시키는 응급가료를 실시하는 한편, 앞으로는 가급적 손을 대지 말고 사진만 찍도록 당부하고 있다.

<즉석자화상 운전성시>
○…대학교수들과 학생들로 구성된 15명의 예술단이 선수촌의 예술센터에서 각국 선수·임원들을 대상으로 유료 자화상을 그려주고 있어 문전성시-.
가로 20cm,세로 25cm의 초상화는 약20분이면 완성되는데 한화 5천 원이며, 컬러로 그릴 경우는 장 당 7천 원.
오전 9시부터 밤10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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