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중국의 미래 세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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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결승 3국> ●탕웨이싱 9단 ○구쯔하오 9단

5보(64~80)=2013년 삼성화재배 우승으로 유명스타가 되기 이전의 탕웨이싱처럼, 구쯔하오도 이번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는 국내 바둑 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사였다. 그런데 프로기사 사이에선 구쯔하오가 이미 유명한 선수였다고 한다. 중국 바둑의 미래 세력을 예상할 때면 항상 구쯔하오가 거론됐다고 하니, 그가 2017 삼성화재배 결승에 오른 것은 우연이 아닌가 보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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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쯔하오의 기풍을 두고는 말하는 사람마다 평이 다르다. 그중에는 "뚜렷하게 부각되는 특징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뚜렷한 장단점이 없다는 건 바둑에서 무기가 될 수 있다. 뻔히 내다보이는 수를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구쯔하오는 아직 어린 만큼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흑은 선수로 백돌을 양분해놓고, 중앙으로 탈출을 시도했다. 그런데 투박스럽게 머리에 붙여간 67은 탕웨이싱 9단의 실수였다. ‘참고도’처럼 흑1로날 일자 뛰는 게 더 알기 쉽게 상황을 정리할 수 있었다.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에서 굳이 쓸데없이 힘을 뺄 필요는 없다.

참고도

참고도

하지만 실전은 백이 68로 끊고 나오면서 돌들이 서로 꼬이고 복잡해졌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백도 어렵긴 마찬가지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손이 쉽게 나오지 않는 상황. 한동안 고민에 빠져있던 구쯔하오 9단이 80으로 묘한 곳에 돌을 붙였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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