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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13시간 조사 끝 귀가…가정부 불법고용 혐의 부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기 위해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위장해 입국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기 위해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위장해 입국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뉴스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1일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출입국당국에 출석해 13시간 가까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지난 4일 운전기사 등에게 폭언ㆍ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국적 10여 명을 일반연수생 비자(D-4)로 입국시킨 뒤 자신의 평창동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을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밤 10시42분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전 이사장은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고용한 사실을 인정하느냐’, ‘직원들의 이메일에서 사모님은 본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았다”고만 답했다. 이어 ‘온 가족이 수사를 받는 심경이 어떠냐’ ‘불법인 것을 알고 10년간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느냐’ ‘대한항공 직원들이 알아서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느냐’는 등의 추가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차량으로 이동했다.

이 전 이사장은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대체로 인정했지만,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하고 연수생 비자를 발급받게 하는 등 외국인 불법 초청을 적극 지시하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이사장은 출석 자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를 대체로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이 전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청사에 출석하면서도 ‘가사도우미 고용을 비서실에 직접 지시했느냐’, ‘가사도우미들에게 출국을 지시하거나 입막음을 시도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안 했다”, “(그런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지난달 말 먼저 소환 조사를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역시 가사도우미를 고용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불법 초청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민특수조사대는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 불법고용에 관여한 대한항공 직원들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법처리 대상을 추려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조사대는 현재 대한항공 마닐라지점 관계자와 인사전략실 등 대한항공 직원 6~7명가량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재소환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대는 이 전 이사장이 고령인 데다가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이날 한 차례 조사로 마무리 짓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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