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규섭 3점슛에 모비스 수비 '뻥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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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규섭(오른쪽)이 김동우의 마크 위로 3점슛을 날리고 있다.[울산=뉴시스]

삼성이 77.8% 우승했다. 삼성은 1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05~2006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첫 경기에서 87-80으로 승리했다. 이규섭(20득점.3점슛 5개)이 승부처에서 맹활약했고 교체 전문 가드 이세범(3득점.3어시스트)이 작은 드라이버처럼 모비스의 정교한 수비벽을 해체했다. 아홉 차례에 걸친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승리한 경우는 7번, 확률은 77.8%다.

모비스의 수비는 대단했다. 밀면 버티고, 밀면 버텼다. 다시 밀었고 또 버텼다. 그러나 마지막 큰 파도를 넘지 못했다. 모비스의 수비는 파노라마였다. 1쿼터에는 하프라인 부근에 덫을 놓았다. 볼을 가지고 넘어오는 상대팀 가드를 사이드 라인으로 몰고 동료가 달려들어 압박하는 수비. 강혁과 네이트 존슨이 한 번씩 턴오버를 했고, 모비스가 32-25로 앞서 분위기를 장악했다.

2쿼터에는 '골밑 수비의 고전'인 2-3 지역방어. 삼성은 이 수비를 못 뚫어 4분쯤 30-41까지 뒤졌다. 이정석 대신 들어간 이세범이 퍼즐을 풀었다. 골밑 깊이 치고 들어가 수비 대형을 흔든 다음 동료들에게 공을 넘겨 많은 슛 기회를 만들었다. 삼성은 전반 종료 33초 전 강혁(14득점)의 슛으로 46-45로 역전시켰다.

후반 들어 모비스는 1, 2쿼터에 사용한 수비를 모두 동원했다. 이 수비가 위력을 보여 65-64로 앞선 채 4쿼터를 맞았다. 하지만 삼성 이규섭이 철옹성을 깼다. 이규섭은 64-65로 뒤진 4쿼터 2분쯤 두 개의 3점슛으로 70-65를 만들었고, 72-67로 앞선 5분쯤 또 3점포를 터뜨려 균형을 깼다. 올루미데 오예데지(16득점.17리바운드)의 리바운드가 삼성의 종반 스퍼트를 도왔다. 4쿼터에 삼성은 리바운드 수 15-5로 우세했다.

모비스는 수비에 비해 공격이 부진했다. 주포를 맡아야 할 우지원은 4강 플레이오프에서 기용시간이 줄어서인지 감각을 잃었고 김동우는 무리한 슛을 남발했다. 3월의 선수 이병석도 2분40초밖에 못 뛰었다. 수비는 훌륭했으나 상대 수비를 깬 것은 아니었다. 2차전은 21일 오후 6시10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다.

울산=허진석 기자

*** 이세범.이규섭, 고비때 제몫

◆ 삼성 안준호 감독=모비스의 수비에 충분히 대비했는데도 1쿼터에 움직임이 나빠 고전했다. 이세범이 어려울 때 경기를 잘 풀었다. 공격에서는 이규섭이 외곽슛으로 모비스 수비를 깼다. 가장 중요한 첫 판을 이겼다. 남은 여섯 경기 중 네 경기에서 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 2차전부터 공격적 농구 고려

◆ 모비스 유재학 감독=삼성 선수 가운데 이규섭에게 득점을 내주면 이길 수 없다고 봤는데 이규섭을 잡지 못했다. 2차전에서는 1차전과 달리 공격적인 농구를 생각해 보겠다. 선수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선수들이 지쳐 있어 잘못하면 우리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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