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히딩크처럼 '약속의 땅'서 통쾌한 반란 꿈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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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할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훈련장. 알프스 산맥 자락에 위치해있다. [중앙포토]

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할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훈련장. 알프스 산맥 자락에 위치해있다. [중앙포토]

신태용호(號)가 산 넘고 물건너 ‘약속의 땅’ 오스트리아에 입성했다.

한국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4일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감기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선수 23명과 신태용(48) 감독은 곧바로 버스를 타고 사전캠프지 잘츠부르크 인근 레오강으로 이동했다. 비행시간(12시간)과 버스이동시간(4시간)을 포함해 꼬박 16시간이 넘게 걸리는 강행군이었다.

3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레오강으로 이동 후 12일까지 2번의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로 이동한다. [연합뉴스]

3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레오강으로 이동 후 12일까지 2번의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로 이동한다. [연합뉴스]

대표팀이 만약 독일 국적기를 타고 뮌헨공항에 내렸다면 버스이동시간은 1시간 밖에 안 걸린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모두 비즈니스석에 탈 수 있는 넓은 대한한공 비행기를 택했다. 훈련장비, 의료장비 등이 포함된 대표팀 짐이 총 3.5톤에 달하는데, 추가 운송비도 고려한 결정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캠프 숙소인 크랄레호프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까지 두 번의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로 이동한다. [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캠프 숙소인 크랄레호프 호텔에 들어서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까지 두 번의 평가전을 치른 뒤 월드컵 베이스캠프인 러시아 상트페테르 부르크로 이동한다. [연합뉴스]

레오강(Leogang)은 잘츠부르크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30분 거리다. 인구 약 3000명의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겨울엔 스키, 여름엔 자전거 관광객이 몰리는 휴양지다.

한국은 이 곳을 전진기지 삼아 러시아 월드컵 원정 16강에 도전한다. 레오강을 베이스로 8일간 훈련하고, 7일엔 인스부르크에서 볼리비아, 11일엔 그로딕에서 세네갈과 평가전을 치른다. 12일 러시아 베이스캠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한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대표팀이 머무는 크랄레호프 호텔 모습.[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대표팀이 머무는 크랄레호프 호텔 모습.[연합뉴스]

최적의 훈련지다. 한국이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를 2개 도시(니즈니노브고로드, 카잔)와 6월 평균기온이 섭씨 17~18도로 비슷하다. 최근 며칠은 20도가 넘었지만, 한국과 달리 미세먼지가 없고 쾌적한 날씨다.

시차도 러시아와 1시간이다. 숙소 크랄레호텔과 훈련장의 거리도 2.2km, 차로 5분 거리다. 해발고도 750m~800m에 위치해 체력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신태용 감독이 올초 이곳을 방문해 직접 택했다.

오스트리아는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를 배출했고,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이기도하다. 특히 레오강은 오스트리아~스위스~프랑스로 이어지는 알프스 산맥 자락에 위치했다. 경관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할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훈련장. 알프스 산맥 자락에 위치해있다. [중앙포토]

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할 오스트리아 레오강의 훈련장. 알프스 산맥 자락에 위치해있다. [중앙포토]

그래서 황희찬(22)의 소속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가 비시즌 때 훈련캠프를 차린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도 개최국 러시아, 일본 등도 오스트리아에 캠프를 차렸다.

2010년 오스트리아 노이스티프트에서 전지훈련중인 남아공월드컵축구대표팀 허정무감독, 박지성이 6월2일( 한국시간 ) 스페인전을 앞두고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경기장에서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웃고 있다.[중앙포토]

2010년 오스트리아 노이스티프트에서 전지훈련중인 남아공월드컵축구대표팀 허정무감독, 박지성이 6월2일( 한국시간 ) 스페인전을 앞두고 인스부르크 티볼리노이 경기장에서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웃고 있다.[중앙포토]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인근 노이스티프트에 훈련캠프를 차린 뒤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오스트리아는 ‘약속의 땅’인 셈이다. 반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는 사전캠프였던 미국 마이애미에서 강우와 황열병 주사여파 등으로 고생한 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거스 히딩크 감독. [중앙포토]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은 2008년 러시아대표팀을 이끌고 레오강에서 훈련한 뒤 유로2008에서 깜짝 4강행을 이뤄냈다. 당시 최약체로 꼽히던 러시아는 스웨덴, 네덜란드를 꺾고 돌풍을 일으켰다. 신태용 감독은 출국 전 “통쾌한 반란을 일으켜 16강에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레오강(오스트리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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