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6ㆍ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선 주요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들고 첫날 일정을 시작했다.
①박원순, 야전 사령관과 평화=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첫 선거운동 일정을 지원 사격에 맞췄다. 박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을 송파구→중랑구→노원구→중구→강남구 등으로 잡았다. 송파구는 2000년 이후 한국당 계열의 구청장이 내리 당선된 ‘한국당의 텃밭’이고, 중구·중랑구도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후보가 구청장에 당선된 곳이다. 박 후보는 가는 곳 마다 “구청장 뿐 아니라 시의원과 구의원도 민주당으로 당선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날 동선에 대해 “야전사령관으로서 꼭 필요한 격전지를 다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메시지는 ‘한반도 평화’에 맞춰졌다. 박 후보는 이날 노원구를 찾아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의 길을 열고 있다”며 “위로는 문 대통령, 중간에 서울시장 박원순과 민주당 국회의원 및 구청장과 함께 한다면 새로운 평화통일의 시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②김문수, 재개발과 경제=김문수 한국당 후보는 첫 유세를 서울역에서 시작했다. 김 후보의 유세차에는 전날 TV토론에서 박 후보의 도시재생 사업의 실패사례로 든 용산구 서계동 주민들이 함께 올랐다. ‘박원순 거짓말에 서계동 멍들었다’ ‘도시재생 중단하라’ 등 피켓을 들었다. 김 후보는 “박 후보는 서계동처럼 더럽고 가난한 곳을 보존 지역이라고 하는데 그걸 보존하고 싶으면 박 후보가 직접 강남이 아닌 서계동에 가서 살면 된다”며 “제가 서계동을 일본 롯폰기 이상으로 멋진 곳, 가장 성공한 재개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방점을 찍은 메시지는 경제 문제다. 김 후보는 이날 중구 중앙시장, 용산구 용문시장, 동작구 태평백화점 등 상가·시장 위주로 일정을 짰다. 김 후보는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올리고 삼성과 롯데 (사주를) 잡아넣었다”며 “민주노총 좋아하고 데모하는 사람 좋아하면 경제가 안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③안철수, 서울개벽과 야권대표=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첫날 행보는 ‘철길’에 맞춰져 있었다. 그는 이날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일정을 시작해 개봉역, 구로시장, 금천구 현대시장 등을 다녔다. 안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서울 개벽 프로젝트’ 이야기를 꺼냈다. 지상을 다니는 서울의 국철 구간(57㎞)를 지하화 해 숲길로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신도림역을 찾아 “철길이 지하로 들어가면 서울에 거대한 공원이 생기게 된다”며 “그 주변 부지가 개발되고 교통난도 해소되고 일자리도 늘어나는 야심찬 프로젝트”라고 소개했다.
박 후보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안 후보는 구로시장에서 “박 시장이 4년 더 하면 서울시는 번영은 커녕 늙은 개가 된다”며 날을 세웠다. 또 “박 시장의 3선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뜻을 담는 야권 대표가 되겠다”고도 했다.
안효성ㆍ홍지유ㆍ하준호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