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만, 밤에만 일해도 OK" 日 운송업체 단시간 근무 대폭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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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시간에서 12시간까지, 근무시간 자유롭게 선택하세요."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 운송업체와 유통업체 등에서 이용객들이 몰리는 시간에만 단시간 일할 수 있는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하 닛케이)이 31일 보도했다.

철도 기업인 JR동일본은 2018년 말부터 기관사와 차장이 아침 러시아워 시간에만 단시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 계획이다. 야마토 홀딩스 산하의 배송업체 야마토 운수도 12월까지 택배 배달이 많은 밤 시간에만 일하는 직원을 약 5000명 확보할 방침이다.

JR동일본이 운행하는 도쿄 야마노테선 열차. [사진 JR동일본 제공, 닛케이 홈페이지 캡처]

JR동일본이 운행하는 도쿄 야마노테선 열차. [사진 JR동일본 제공, 닛케이 홈페이지 캡처]

육아나 고령자인 부모님 간호 등 개인 사정으로 특정 시간대에만 일하고 싶은 직원들의 희망과, 업무가 집중되는 시간대의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의 필요를 동시에 반영, 일손 부족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다.

29일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4월 일본 운송업체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명 당 구인 기업의 수)은 2.37배로, 일손 부족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도 승무원과 택배 운전자 등은 자격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시 채용이 힘들어 업체로서는 새로운 근무 형태의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낮 퇴근 희망하면 아침 러시아워 근무 

JR동일본 소속 기관사와 차장의 기존 근무시간은 평균 9~10시간. 개인 사정이 있으면 6시간으로 단축이 가능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의 범위가 한정돼 있었다. 앞으로는 이를 유연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이른 낮에 퇴근을 희망하는 날에는 이른 아침에 출근한 후, 승객이 많은 출근 시간에 2~3시간 열차 탑승 근무를 한 다음, 사무 작업을 마치고 퇴근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저녁 러시아워 시간대에만 일하는 승무원의 수도 늘린다.

JR동일본은 현재 하루 약 1만 2000편의 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며, 약 1만 1000명의 기관사와 차장이 고용돼 있다. 근무시간 유연화로 인한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기관사 경험이 있는 직원의 현장 투입이나, 단시간 근무가 가능한 여성 사원을 대규모 채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최대 택배사인 야마토운수 배달기시들이 화물을 나르고 있다. [지지통신]

일본 최대 택배사인 야마토운수 배달기시들이 화물을 나르고 있다. [지지통신]

일본 최대 택배사인 야마토 운수는 2019년까지 야간 배달 요원을 1만 명 고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택배 집하 및 배달 작업은 주로 새벽~오후 시간에 집중되지만, 최근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고객이 부재 중인 경우 야간에 재배달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어 배달 사원들이 과도한 야근을 강요 당하는 상황이다.

하루 2시간 근무도 가능 

닛케이에 따르면 일손이 부족한 시간대를 단시간 근무 인력으로 채우는 시도는 외식업계 등에서 먼저 시작됐다. 커피 프랜차이즈 타리즈 커피 재팬은 2017년 하루 업무 시간을 2시간부터 선택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했다. 패밀리 레스토랑 스카이락도 직원들에게 하루 근로 시간을 4시간에서 12시간까지 다섯 개의 다른 패턴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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