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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일자리 늘리는 단독주택 신·개축 활성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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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홍성용 건축사·건축공학박사

홍성용 건축사·건축공학박사

2016년 도쿄에서 하우스비전(House vision) 주택전시회는 상당한 주목을 받았고, 올가을 2018년 베이징판 하우스 비전 전시를 개최한다. 이 전시회의 특징은 미래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주택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우리는 수십 년째 단순 표준화된 단지형 아파트로 정책의 기준으로 하고, 단독주택은 점차 정책의 중심에서 멀어져 갔다. 정말 단독주택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 인간은 자기선택 결정에 의한 독립적이고 차별화하려는 본성이 있다. 동일 평면인 아파트에서 벽지라도 바꿔 다르게 보이려고 하는 이유다. 단독주택은 개인의 취향과 의지가 더 표현될 수 있다. 개인화되어가는 사회에서 개인의 표현과 차별 욕구는 강해지고, 질적 가치가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단지형 아파트보다 산업적으로 훨씬 다양한 일자리 기회와 중소산업을 활성화한다.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것은 미국 경우로, 대형 건축자재 마트인 홈디포(Home depot) 경우 2017년 매출이 100조원이 넘는다. 2위 업체인 로어스(Lowe’s) 경우도 65조원에 달한다. 통상 건축공사비에서 자재는 25~35% 사이로, 이들 유통기업의 매출로만 추론해도 엄청난 건축 시장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이들 매출 대부분은 개인이 소비하는 단독주택 신축 또는 리모델링 시장이다. 이런 시장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인 경우가 많다. 이미 주택시장이 충분히 성장한 일본 경우도 단독주택 재건축이 활발하게 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예측만 하더라도 2018년은 95만여 가구의 신·개축, 2019년은 약 100만 채의 신·개축이 예상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생활용품 회사인 무인양품(MUJI)은 일본의 건축사들과 협력해서 독창적이고 저렴한 주택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관리가 어렵다고 하지만 거대한 단독주택 시장을 가진 미국이나 일본 경우, 충분한 시장으로 인해 조경이나 청소 등 각종 관리 대행업체들이 성장하고 있어, 새로운 일자리와 신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또한 단독주택은 개인의 판단으로 노후도가 결정되어, 재건축이 용이해서 산업 사이클이 보다 쉽게 운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첨단 부속 장치들이 계속 개발되고 적용된다.

단지형 아파트의 경우 생산성과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평면 타입을 단순화한다. 단순 표준화는 전문 인력이 불필요해지는 고용 없는 성장이 되기도 한다. 더구나 노후화되면 재건축 과정에서 환금성이 좋은 투기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5층이 15층으로, 15층은 30층이 될 수 있어야만 재건축이 되기 때문이다. 이제 서민 주거 안정개념이 희박해진 단지형 아파트 분양 정책만큼, 단독주택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배려가 절실한 이유다.

홍성용 건축사·건축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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