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경영진 면담하자”…갑질파문에 칼 빼든 국민연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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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 [연합뉴스, 중앙포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 [연합뉴스, 중앙포토]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 의혹과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며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서울 중국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대한항공 사태와 관련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우려 표명,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 국민연금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주주권 행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이 위원장을 맡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대해 독립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대한항공 주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파문이 일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욕설·폭행 의혹, 한진그룹 일가의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재산 국외 도피, 한진그룹의 탈세 밀수혐의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자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박 장관은 국민연금이 수익성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대한항공 경영진도 해결방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의 주주권 행사 제안에 따라 기금운용위원회는 이날 기금운용본부로 하여금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을 추진토록 결정했다.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 경영진이 의미 있는 조치들을 시행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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