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바꾸며 네거티브 공방…남경필·이재명 경기지사 놓고 ‘이전투구’

중앙일보

입력

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끝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오른쪽)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오른쪽)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2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포문을 먼저 연 건 남 후보다. 그는 지난 13일과 17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친형과 형수에게 한 욕설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 “욕설 시점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9일 경기도 필승결의대회에서 “상대 후보(이 후보)는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남 후보가 가세한 것이다.

이후 남 후보는 주제를 바꿔가며 공세를 폈다. 18일에는 이 후보가 17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야제 뒤풀이에 참석한 것을 두고 “권력에 취했다”고 했다.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는 이 후보의 시장 재임 8년의 성남시를 검증하고자 한다”고 선언한 뒤에는 2010년 성남시의 채무 모라토리엄(상환 유예) 선언을 꼬집기도 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취임한 직후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뒤 2013년 12월 모라토리엄에서 벗어났다고 밝힌 데 대해 “있지도 않은 빚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건 자신의 치적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비난했다.

남 후보는 29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시장 재직 시절 발언들을 소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남 후보는 “이 후보는 사회적 약자와도 막무가내로 충돌했다. 민원인들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남 후보는 ‘말꼬리 잡기’ 중단하고 경기지사 선거로 돌아오라”며 “이 후보는 비록 사회적 약자라 해도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섰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반격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16일 “남 후보가 지난해 7월 경기도의 ‘채무 제로(zero)’를 선언했는데, 이는 2조 9000억원이 넘는 지방채를 숨기고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업적을 발표하는 건 선거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20일에는 남 후보가 도지사 시절 주요 성과로 자랑하는 ‘경기도 연정’을 두고 “자신이 필요할 때만 작동하고, 의견이 다르면 독주한 ‘가짜 연정’”이라고 공격했다.

29일엔 남 후보를 ‘카멜레온’에 빗댔다. 이 후보 측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더니 2016년 국정농단이 드러나자 소신 있는 척 탈당해 개혁보수 흉내내기에만 급급했다. 원칙과 소신 없는 오만한 정치를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을 6가지로 정리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상태다. 공격·반박·역공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면서 선거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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