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선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끝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포문을 먼저 연 건 남 후보다. 그는 지난 13일과 17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가 친형과 형수에게 한 욕설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 “욕설 시점에 대해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9일 경기도 필승결의대회에서 “상대 후보(이 후보)는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남 후보가 가세한 것이다.
이후 남 후보는 주제를 바꿔가며 공세를 폈다. 18일에는 이 후보가 17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전야제 뒤풀이에 참석한 것을 두고 “권력에 취했다”고 했다.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는 이 후보의 시장 재임 8년의 성남시를 검증하고자 한다”고 선언한 뒤에는 2010년 성남시의 채무 모라토리엄(상환 유예) 선언을 꼬집기도 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에 취임한 직후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뒤 2013년 12월 모라토리엄에서 벗어났다고 밝힌 데 대해 “있지도 않은 빚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건 자신의 치적을 만들기 위한 정치적 쇼”라고 비난했다.
남 후보는 29일에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후보의 시장 재직 시절 발언들을 소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남 후보는 “이 후보는 사회적 약자와도 막무가내로 충돌했다. 민원인들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에 이 후보 측은 “남 후보는 ‘말꼬리 잡기’ 중단하고 경기지사 선거로 돌아오라”며 “이 후보는 비록 사회적 약자라 해도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맞섰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의 반격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16일 “남 후보가 지난해 7월 경기도의 ‘채무 제로(zero)’를 선언했는데, 이는 2조 9000억원이 넘는 지방채를 숨기고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 업적을 발표하는 건 선거법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20일에는 남 후보가 도지사 시절 주요 성과로 자랑하는 ‘경기도 연정’을 두고 “자신이 필요할 때만 작동하고, 의견이 다르면 독주한 ‘가짜 연정’”이라고 공격했다.
29일엔 남 후보를 ‘카멜레온’에 빗댔다. 이 후보 측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의 호위무사를 자처하더니 2016년 국정농단이 드러나자 소신 있는 척 탈당해 개혁보수 흉내내기에만 급급했다. 원칙과 소신 없는 오만한 정치를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을 6가지로 정리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상태다. 공격·반박·역공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면서 선거 막판까지 ‘진흙탕 싸움’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