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털어주고, 냉난방 틀고 … 집이 다 해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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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외출을 마친 김모씨가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서자 바람이 불어 옷에 붙은 미세먼지를 털어준다. 거실로 이동해 손을 흔들자 커튼이 자동으로 걷히고, “청소해줘”라는 명령에 거실에 있던 로봇 청소기가 작동된다. 주방으로 들어서니 조명이 밝아지고, 요리를 시작하자 레인지 후드가 주방에서 생기는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공기를 빨아들인다. 밤에 안방 침대에 눕자 불이 자동으로 꺼지고 냉난방 시스템이 작동한다.

사물인터넷 접목 ‘래미안 IoT 홈랩’ #집이 사람 인식, 자동 맞춤서비스 #연내 상용화 … 내년 분양단지 적용

공상과학(SF) 영화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건설업체가 선보인 최첨단 주거 기능들로, 이르면 연내 상용화된다.

삼성물산은 28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주거공간에 접목한 체험공간 ‘래미안 IoT 홈랩(HomeLab)’을 공개했다. IoT 홈랩은 기존 음성명령 등을 통해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방식을 넘어 집이 입주민 위치를 인식, 각각의 공간에 맞는 환경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공간이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상품디자인그룹 상무는 “기존 IoT 기술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IoT 홈랩은 사용자 중심으로 집이 나를 인식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IoT 홈랩은 현관을 비롯해 주방·거실·안방·운동방·공부방·영화관 등 7개 주거공간을 구성하고, 사용자 성향에 맞춰 19종의 IoT 기술을 접목했다. 현관에는 날씨 정보와 연계해 미세먼지를 씻어주는 에어샤워 시스템이 설치됐고, 가족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미러(거울) 시스템이 구축됐다. 주방은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각 가전기기를 제어하고 인공지능(AI)을 통한 조리법 제안, 레인지 후드의 미세먼지 감지시스템을 통한 요리 중 자동환기 시스템을 구현했다. 거실엔 손동작만으로 커튼을 여닫을 수 있는 동작 인식 시스템 등도 갖췄다.

홈랩은 13개 IoT 기업이 참여해 만들었다. 백종탁 삼성물산 주택사업총괄 전무는 “래미안 IoT 홈랩은 실제로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는 공간”이라며 “고객 선호가 높은 상품은 연내 상용화해 내년 분양단지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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