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강정현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6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개최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어제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곤경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구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대표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한반도 비핵화란 모호한 내용 외엔 북핵폐기 관련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내용이나 논의 진전은 전혀 없고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직면한 남·북 두 정상의 당혹감만 확인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 입장에서 보면 미국의 압박이 견디기 힘들 정도고, 한국 입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 갔을 때 미국이 보인 외교적 결례로 외교 참사를 겪었다"며 "장밋빛 환상만 심어주던 문 대통령과 비핵화만 주장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데드록에 처한 상황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구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 대표는 "북한이 이처럼 다급하게 남북회담에 나선 것은 북핵폐기에 대한 미국의 단호한 의지와 중국의 압박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저와 한국당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남·북 정상 만남을 환영한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이 교착상태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를 평화롭게 풀기 위해 정상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북 정상의 감상적 겉모습만으로는 냉혹한 한반도 현실을 덮을 수 없다"라며 "그동안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의 후속 조치조차 일방적으로 거부해 왔고,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에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 결국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과 제재만이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홍대표 "그동안 한국당은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하고 영구적인 북핵폐기(CVID)’ 원칙을 확고히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면서 "앞으로 저와 한국당은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과정을 보다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볼 것이다. 진실의 순간(The Moment of Truth)이 드러날 것이고 우리가 요청한 7대 원칙에 따라 완전하고 영구적인 북핵폐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지켜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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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