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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 오리엔티어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바위·수초를 헤치며 물 속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제3의 레저」수중오리엔티어링(orientierung stauchen)이 한 여름철의 수중 스포츠로 점차 각광받고 있다. 당초 스킨스쿠버들 사이에서 개발·보급됐던 이 신종 레저는 동호인들이 늘어나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로 뿌리내리고 있다.
수중오리엔티어링(수중OL)은 지도와 나침반만을 가지고 황량한 대자연속으로 뛰어드는 산악오리엔티어링을 물 속으로 무대를 옮긴 것.
지금까지는 스킨스쿠버들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보급단계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대학생·직장인에서부터 부부 등 가족단위에 이르기까지 수중OL모임이 잦아지고 있다.
수중OL은 장마철이 지난8월 한 달이 최적기로 꼽힌다. 수량이 늘어난 데다 물이 흐려져 있어 게임의 묘미가 더하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수중OL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제주도 서귀포일대, 추자도, 거문도해안일대, 북한강중류, 낙동강 등 적당한 수량과 바위·수초 등 지형지물을 갖춘 곳이다.
경기장소의 수심은 일반적으로 5∼6m가 적당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짜릿한 스릴과 모험을 만끽하기 위해 30m 깊이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는 한국수중협회가 주축이 돼 한해 3회의 대회를 개최해 이 레저를 보급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대회를 보다 자주 열어 열기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수중OL은 일종의 게임이지만 경기종목의 성격을 띠고 있다.
경기방식은 가장 일반적인 것이 길이 5백m가량의 3각 코스를 돌아 출발지점에 다시 도착하는 것.
주최측은 선수들을 5분 간격으로 출발시켜 돌아오는 시간을 체크, 빠른 시간으로 순위를 정한다.
이처럼 선수가 미리 바닥에 표시해둔 일정한 표지판을 따라 5백m를 돌아오는 방식과 물 속 일정지점에 표지를 놓아두고 이를 찾아 나오는 방식이 있다.
유럽에서는 잠수 첨단장비가 개발됨에 따라 경기코스가 2∼3km나 되는 경우도 있어 새로운 묘미를 느끼게 하고 있다.
이 수중OL은 이처럼 물 속에서 방향을 탐지하는 일종의 수중 방향 찾기.
수영실력뿐 아니라 방향감각, 장애물을 우회하는 두뇌플레이가 종합적으로 요구된다.
한국수중협회 이병두 총무는『수중 OL은 고도의 기술과 담력·판단력이 필요한 경기로 물 속에서 조금만 방향을 잘못 잡아도 엄청나게 빗나가는 까다로운 경기이나 스킨스쿠빙에 대한 기초지식을 익힌 후 며칠만 물 속에서 적응훈련을 하면 누구나 본 게임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중OL은 위험할 것으로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표를 선수의 몸에 부착해 코스를 크게 이탈할 경우 육상에서 선수에게 부표를 당겨 이를 알리며, 선수가 위험에 직면할 경우 부표를 통해 구조요청을 하면 신속히 육상에서 내려온다.
수중OL의 기초지식으로는 스킨스쿠빙과 나침반숙지법.
장비로는 공기통·호흡기·오리발·물안경·잠수복·수중거리측정기·나침반이 필요하며 경비는 장비준비에만 1백여만원이 들어 다소 비싼 편이다.
「수중독도게임」이라 불리는 이 수중OL은 60년대부터 구미·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으나 우리 나라는 소개 된지 불과 3년 정도에 불과한 미답 레저.
현재 우리 나라에서 수중방향 찾기를 즐기는 동호인은 남자가 2만명, 여자가 2천명정도. 최근에는 대학(40개)과 직장클럽(30개)을 중심으로 꾸준히 동호인들이 늘고 있다.
수중OL을 전세계에 보급하는 세계 수중연맹(본부파리)에는 70개국이 가입하고 있어·범세계적인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나라도 최근 회원국으로 가입함에 따라 바야흐로 물속놀이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방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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