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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댄 개발로 국립공원"중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방종합】지리산을 비롯, 전국 유명 국립공원이 편의위주의 잘못된 개발로 산봉우리가 무참히 갈리고 우거진 나무들이 공사강의 바윗더미에 휩쓸려 죽어 가는 등 중병을 앓고있다.

<관계기사 11면>
오솔길이 마구 파헤쳐지고 시멘트로 싸 발려져 희귀 동·식물의 생태계까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되고있다.
◇자연훼손=지리산국립공원의 경우 관광도로를 낸다며 85년 85억7천9백만원을 들여 착공, 오는 10월 완공계획아래 천은사∼뱀사골간 24.3km에 너비8m도로를 뚫어 마치 머리를 깎다만 듯 흉칙하게 영봉의 비경을 망쳐버렸다.
화약을 터뜨리며 3년간 산허리를 파헤친 이 구간은 도로가 난 자리의 수많은 자생수목들이 뿌리째 뽑혀나갔거나 파묻혀 말라죽고 있다.
또 성삼재∼노고단까지 3.5km 오솔길도 폭을 3m에서 5m로 넓히면서 10여 군데 3백여m는 시멘트로 발라놓은 채 파헤친 흙더미가 계곡을 덮고있으며 주말이면 1천 여대의 차들이 코앞 성삼재까지 몰린다.
한라산국립공원도 어승생∼정상(7.5km)등 42.9km의 5개 등산로 확장과 수용능력4백95명의 13개 대피소건립 등 무분별한 공사로 자연경관이 크게 훼손됐고, 경주국립공원 토함산지구에는 지난해 11월부터 5백44평 규모의 휴게소건립공사가 벌어져 20∼50년생 소나무1백여 그루가 베어지고 산허리가 잘려 나간 채 지금도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생태계파괴=지리산은 관광도로공사가 3년간 계속되면서 암반폭파굉음과 화약냄새에 쫓겨 멧돼지·노루·하늘다람쥐 등 희귀야생조수들이 천은사∼뱀사골간 도로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또8백24종의 식물들도 관광도로개설로 크게 훼손 된데다 도로를 기점으로 식물서식마저 두 동강나 심각한 생태계변화조짐을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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