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서 발견된 1억년 전 공룡발자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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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쥬라기 파크의 티라노사우루스 [중앙포토]

영화 쥬라기 파크의 티라노사우루스 [중앙포토]

선사시대 인류가 남긴 그림인 울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주변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 30개가 추가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3월 시작한 반구대 암각화 발굴조사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공룡 발자국은 약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 16개와 초식공룡 발자국 화석 14개로 암각화 북동쪽 암반에서 발견됐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나온 육식공룡 발자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나온 육식공룡 발자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연구소는 앞서 2013년에도 암각화 앞쪽 강바닥과 구릉부 쪽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 81개를 발견했다.

당시 발자국은 육식공룡 2개, 초식공룡 79개였다.

이번 조사는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를 기준으로 왼쪽 하천 지역에서 이뤄졌다. 가로 60m, 세로 20m의 면적 1200㎡로, 두께 3∼4m인 하상 퇴적층 밑에서 나온 암반에서 확인됐다.

연구소는 암반 다섯 개 층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고, 발자국 형태와 크기, 보폭을 기준으로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을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나온 초식공룡 발자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울산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나온 초식공룡 발자국. [국립문화재연구소 제공]

공달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이번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은 반구대 암각화 인근에서 발견된 육식공룡 화석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좋고, 보행렬이 인지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사연댐이 건설된 뒤 50여년간 침수와 외부 노출을 반복하고 있다.

보존 대책으로 제기된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안은 실패했고, 생태제방축조안은 문화재위원회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번에 공룡 발자국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 거대한 토목시설을 짓는 방안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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