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송파을 전략 공천해도 출마 안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21일 “당이 전략공천을 하더라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21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전국 공천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21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전국 공천자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위원장은 이날 오전 통화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박주선 대표를 만나 출마의사가 없으니, 더 이상 이름을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같은 생각은 예전부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박종진 예비후보에게전화를 해 열심히 하라고 격려까지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안 후보와 박 대표 등은 서울시장 선거 등을 감안해 중량감 있는 손학규 선대위원장의 전략 공천을 요구해왔다. 반면 유 대표는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한대로 경선을 통해 확정된 후보를 공천하자고 맞서왔다. 이를 놓고 최고위원회에서는 지난주부터 공천 문제를 놓고 논의를 이어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왔다.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는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이 각각 4명씩 포진해 있는 만큼 전략공천이 합의되기는 힘든 구조다. 전략공천을 위해선 최고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송파을 공천 문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당은 자중지란에 빠졌다. 송파을에 공천을 신청한 이태우 전국민의당 최고위원 등 예비후보 2명이 자진사퇴했다. 진수희 전 의원도 18일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자리를 내려놨다.

안 후보와 유 대표의 힘겨루기도 계속됐다. 안 후보가 20일 “저는 이미 제가 가진 기득권을 모두 다 내려 놓고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다. 그런 후보의 입장을 당에서도 충분히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유 대표는 “2년 전 새누리당의 부당한 공천의 최대 피해자이고, 저랑 가까운 의원들이 공천학살을 겪은 제가 당 대표이면서 원칙 없이 (공천을) 할 수는 없다”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바른미래당은 23일 오전에도 최고위를 열어 송파을 공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이 24~25일 이틀간 진행되는 만큼 공천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다. 지난 19~21일 실시된 여론조사 경선에서는 박종진 예비후보가 65.8%의 지지를 얻어 송동섭 예비후보(39.3%)를 따돌렸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