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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공습 카드' 꺼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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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뉴욕타임스는 12일 전.현직 군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 "미 행정부 내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적 조치가 심각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루즈 미사일과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한 야간 공습으로 핵시설을 정밀폭격하는 방안에서부터 혁명수비대와 정보기관 등 이란의 핵심 목표를 며칠간 쉴새없이 폭격하는 방법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강경론은 워싱턴 포스트와 월드 트리뷴 닷컴, 뉴요커 등이 최근 며칠 새 보도했던 '이란 군사공격설'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미 행정부의 기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미 국무부 차관보도 12일 "나탄즈의 핵 시설에는 무려 5만 개의 원심분리기가 들어설 수 있으며, 이 시설이 100% 가동될 경우 16일 만에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며 즉각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란 핵시설 폭격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란의 방공망이 촘촘히 짜여 있는 데다▶공격 목표인 핵시설이 전국에 흩어져 있고▶대부분의 시설이 지하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그나마 핵시설의 절반 가량은 아직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란을 공격할 경우 테헤란의 역습과 그 정치적 여파도 고려해야 한다. 중동전문가인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앤서니 코즈맨 연구원은 "이란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수 있고 미 본토에 자살폭탄 특공대를 침투시킬 능력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일단은 군사공격설을 부인하며 외교적 해결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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