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日 비용 늘어도 원전개발 계속한다...원자력 비율 20~22% 유지

중앙일보

입력

‘비싸도 우리는 원전을 포기 안한다’

에너지기본계획 "원전은 중요한 기간 전원" 명시 #현재 5기 가동... 원전 신ㆍ증설도 배제 않해 #건설비용 2배에도 "가장 저렴한 전원" 변함 없어 #히다치사, 영국서 2조엔 융자지원 원전건설 합의

일본 정부가 차기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원자력발전이 중요한 에너지원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6일 ‘제5차 에너지기본계획’의 개정 초안을 마련하고, 원전이 “안전성 확보를 대전제로 장기적인 에너지 수급구조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중요한 베이스로드 (Base load·기간) 전원”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또 기존 계획에 명시되어 있는 “2030년 전체 발전량 가운데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을 20~22%로 한다”는 문구도 그대로 유지했다. ‘에너지 기본계획’은 2030년을 목표시점으로 한 중장기 에너지정책을 담은 것으로 4년에 한번 개정된다.

일본 도쿄전력이 재가동 신청서를 낸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모습. 왼쪽부터 5·6·7호기.[연합뉴스]

일본 도쿄전력이 재가동 신청서를 낸 가시와자키카리와 원전 모습. 왼쪽부터 5·6·7호기.[연합뉴스]

일본의 원전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되었다가 현재 5기가 재가동중이다. 원전 비율을 20~22%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30기 정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후한 원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전 신ㆍ증설에 대한 논의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경제산업성은 국내 반대여론을 감안해 초안에 원전 신ㆍ증설 계획을 명시하지는 않았다.

최근 원전건설 비용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부가 책정한 원전 건설비용은 2015년 1기당 4400억엔(약 4조4000억원)이었다. 그러나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규제 강화로 최근 원전 건설비용은 업계 추산 1조엔(약 10조원) 이상으로 사고 전의 배 이상으로 늘었다.

2017년 2월 촬영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왼쪽)와 2호기의 모습. 방사능 수치가 높아 2023년에야 사용 후 핵연료 추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17년 2월 촬영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왼쪽)와 2호기의 모습. 방사능 수치가 높아 2023년에야 사용 후 핵연료 추출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건설비용에도 불구하고 “가장 저렴한 전원은 원전”이라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일본 정부의 방침이다. 초안에는 “원전은 저렴하고 변동이 없는 중요한 기간 전원”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또 이번 계획엔 처음으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80% 삭감”이라는 정부 목표를 담으면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선택지로 원전을 제시했다.

계획의 논의 초기단계부터 원전 찬성과 반대측의 의견이 서로 충돌했으나, 최종적으로 사무국 역할을 하고 있는 경제산업성이 마련한 초안엔 “안전성, 경제성, 기동성이 뛰어난 원자로를 추구한다”는 표현으로 정리됐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재생가능에너지의 비율은 기존의 22~24%를 유지했다.

관련기사

한편 일본 히다치(日立)제작소가 영국 중서부 앵글시섬에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에 영국 정부가 대규모 융자지원을 해주기로 결정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히다치사와 영국 정부는 총사업비 3조엔(약 29조2944억원 ) 가운데 2조엔(약 19조5천296억원)을 융자지원으로 조달하기로 합의해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한국 언론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도쿄전력 관계자가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한국 언론에 내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일본은 2011년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폭발사고 이후 안전대책 비용이 크게 늘어 사실상 해외 원전건설은 정체된 상태였다. 도시바가 해외 원전개발 사업에서 철수했고, 미츠비시중공업도 터키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이번 사업권 확보로 영국에서의 원전사업 강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영국은 1950년~60년대부터 원자력개발을 추진해왔으나, 탈원전으로 정책 방향이 한 차례 바뀌었다. 그러나 북해유전, 가스 유전이 고갈되가면서 2000년대 후반 이후 원자력개발 추진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은 대규모 융자를 지원해 히다치사의 기술력을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다만 영국 정부의 자금 지원에 대해 의회 등에서 반발할 가능성도 있어 최종 지원액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