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당 대표단 "개혁개방 배우러 방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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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성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 고위간부들의 방중 목적은 중국의 개혁 개방 성취를 보는 것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15일 밝혔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초청으로 북한 노동당 친선참관단이 14일부터 중국 방문을 시작했다”면서 “북한 참관단은 중국 내의 경제건설 및 개혁개방의 성취를 참관하고 양당의 국가통치 경험에 대해 교류를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방중 이틀째 농업관련 시설 둘러봐, 체제유지 노하우도 주요목적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로 구성된 '친선 참관단'이 지난 14일 방중한 가운데 북한 참관단이 15일 오전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연구원을 참관한 뒤 이동하고 있다. [베이징=연합]

북한 노동당 고위간부들로 구성된 '친선 참관단'이 지난 14일 방중한 가운데 북한 참관단이 15일 오전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연구원을 참관한 뒤 이동하고 있다. [베이징=연합]

이는 북한 대표단의 이번 방중이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의 비핵화 진전과 그에 따른 제재완화 조치를 염두에 두고 북한 실정에 맞는 개혁 개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의미다. 노동당 대표단은 지방 도시 시찰을 포함한 열흘간의 일정을 소화한 뒤 24일께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대북 소식통은 “노동당 대표단의 방중에는 사회주의 경제건설 참관 이외에 당(黨)건설 경험 교류란 중요한 목적이 하나 더 있다”며 “이는 개혁개방을 단행하면서도 공산당 일당 체제를 굳건히 유지한 중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루 대변인이 밝힌 ‘국가통치 경험 교류’와 일맥상통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방중단 속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 부위원장을 비롯, 유명선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 김능오 노동당 평안북도 위원장, 김수길 노동당 평양시 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이들 참관단은 베이징시 등 주요 도시 관계자들과도 회동해 경제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관단은 2010년의 노동당 대표단 방중과 비교된다. 당시 북한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직후 노동당 친선대표단을 중국에 보내 파견해 7박 8일간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경제 현장을 둘러보게 했다.

노동단 참관단 일행은 15일 중국 농업과학원 작물과학연구원과 농업과학기술전시관을 잇달아 참관했다. 대표단은 이 곳에서 수경(水耕)재배 등 중국의 과학영농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이는 북한 지도부가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인 식량난 해결을 위해 농업 발전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14일에는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을 견학했다.
베이징=예영준ㆍ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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