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메이저리거 백차승, 국적회복 소송 패소…“병역기피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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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야구선수 백차승씨. [연합뉴스]

전직 야구선수 백차승씨. [연합뉴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한 전직 야구선수 백차승(38)씨가 국적회복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국적회복을 허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재판장)는 백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국적회복허가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미국 국적을 획득했다는 이유로 백씨의 청을 불허했다.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38세 이전에 국적회복을 신청했다’는 백씨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뤄진 일이다”라는 점을 지적, 국적회복 신청 진정성을 의심했다.

백씨는 1998년 18세의 나이로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과 입단계약을 맺고 이듬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일본 무사시 히트 베어스, 지바 롯데 마린스 등 구단에서 투수 활동을 했다.

병무청은 2000년 국외여행 허가기간이 만료됐다며 귀국을 요구했지만 백씨는 응하지 않았다. 백씨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듬해인 2005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백씨는 선수생활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38세 이전 국적회복을 신청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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