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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반격 나선 이란…“산업적 수준 우라늄 농축 준비완료”

중앙일보

입력

이란이 본격적인 반미 외교전에 나섰다.

자리프 외무장관은 중ㆍ러ㆍEU 잇단 방문 #“미국 빠졌지만 기존 핵합의 유지해야”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에 대한 반격이다.
AP통신 등은 13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 본부 등을 잇달아 방문할 예정”이라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미국이 빠졌지만 기존의 핵합의를 원안대로 유지해야한다는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AP=연합뉴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AP=연합뉴스]

외신들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도 방문해 핵합의 서명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과도 만난 계획이다. 영ㆍ프ㆍ독은 핵합의 준수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 일몰조항 폐지, 이란의 역내 개입 제한 등을 추가한 새로운 합의안을 주장하고 있다. 자리프 장관은 이들을 만나 기존 합의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이란은 산업적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대한 이란 정부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서다. 이 성명에서 이란은 미 정부를 맹비난하면서 핵 개발의 핵심 단계인 우라늄 농축을 거론했다. 미국의 핵합의 탈퇴에 대한 반발이자 경고인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성명은 “이란 원자력청은 최신 기술을 활용해 제한없이 산업적 수준의 우라늄을 농축하는데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산업적 수준의 농축은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봉으로 쓸 수 있는 4~5% 수준의 농축을 말한다. 이는 핵합의에서 정한 3.67%를 약간 상회한다. 또 제한없는 농축은 핵합의가 규정한 보유량 300㎏ 한도를 넘길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만약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다면 1년여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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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의 성명은 또 “트럼프 정부의 불법적인 핵합의 탈퇴는 그의 언행을 봤을 때 새로운 일은 아니다”며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하면서 방해꾼만 사라졌을 뿐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럽의 핵합의 서명국들은 미국 탈퇴 전에도 트럼프 정부의 방해로 핵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 이제 그들은 핵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제조건 없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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