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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패혈증 피부과, 프로포폴 상온서 60시간 방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강남경찰서 및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20명이 저녁부터 패혈증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 응급실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8일 경찰과 보건당국의 현장조사가 실시된 피부과 건물 앞에 경찰 과학수사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환자들이 집단으로 패혈증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강남경찰서 및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피부과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 20명이 저녁부터 패혈증 증세를 보여 대학병원 응급실 등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8일 경찰과 보건당국의 현장조사가 실시된 피부과 건물 앞에 경찰 과학수사대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피부과에서 패혈증 증상의 환자들이 집단으로 나온 가운데 이 피부과에서 사용된 프로포폴 주사제가 상온에 약 60시간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원장.간호조무사 등 조사 #“사흘간 상온서 보관” 일관된 진술 #환자 20명 중 일부 패혈증 쇼크

서울 강남경찰서는 해당 피부과 원장 박모(43)씨와 간호조무사, 피부관리사 등 10명을 참고인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4∼7일 약 60시간 동안 프로포폴 주사제를 상온에서 보관했다는 일관된 진술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프로포폴을 상온에서 보관하면 세균증식이 빨라져 오염 가능성이 커진다. 이날 합동감식을 벌인 경찰과 보건당국은 또 환자들의 정확한 감염 경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병원 주사실에서 프로포폴이 담긴 주사기와 포장이 뜯긴 프로포폴 앰풀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보건당국은 의약품 관리대장도 수거해 프로포폴 사용 일시와 투약 용량 등을 확인하고 있다.

전날 이 피부과에서 프로포폴 주사를 맞고 시술을 받은 환자 20명은 패혈증 증세를 보여 인근 대형병원으로 옮겨졌다. 일부는 패혈증 쇼크로 인해 혈압이 뚝 떨어져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1명이 퇴원했으며, 나머지 환자들은 중환자실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환자들은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 여성으로 피부과에서 마취제인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뒤 피부 리프팅 레이저, 주름 개선 시술, 흉터 제거, 제모, 홍조 치료 등을 받았다. 이 피부과는 피부 미용 시술을 주로 해왔다. 최근 리프팅ㆍ토닝 시술 등 10회 단위 패키지로 묶어 할인 이벤트를 해서 환자를 모았다. 그동안 프로포폴 과다 사용으로 사망한 경우는 있어도 세균 오염 사고는 발생한 적이 없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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