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급거 평양 방문설…억류자 3명 인도 받으러 갔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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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신병 인도를 위해 8일(현지시간) 북한 혹은 제 3국으로 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폼페이오 장관은 직접 이들을 데리고 귀국한 뒤 공식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 "북 또는 제3국으로 출발 가능성" #방북 땐 김정은과 정상회담 장소 최종 조율

국무부의 한 관계자도 이날 중앙일보에 공식 확인은 유보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시인했다.

미 국무부가 공개한 폼페이오 장관의 8일 일정은 평소와 달리 ‘미팅과 브리핑 참석(attends meetings and briefings)’으로만 간략하게 소개돼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을 방문할 경우 지난 3월31일~4월 1일의 방북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그는 첫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억류된 미국인들을) 아무 때나 풀어주겠다”는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특히 그가 이번에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게 될 경우 북ㆍ미정상회담의 장소ㆍ시기ㆍ의제 등을 놓고 최종 조율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인 3명의 신병을 인도받을 경우 그 장소에 대해선 평양이 될 공산이 크지만,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 등 제3국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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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래 전부터 요청해 왔으나 소용없었다. 채널 고정!(Stay tuned!)”이라고 언급,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억류자 석방을 둘러싼 물밑협상이 타결됐음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은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씨 등 3명이다. 목사인 김동철씨는 2015년 10월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와 사진기를 넘겨받았다는 혐의로 2016년 4월 노동교화형 10년을 선고받았다.

중국 연변과기대 출신 김상덕씨는 지난해 4월 평양과학기술대학에 회계학 교수로 초빙돼 한 달간 북한을 방문했다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출국 길에 잡혔다.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을 보급하던 활동을 하던 김학송씨는 지난해 5월 중국 단둥(丹東)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하다가 적대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평양역에서 체포됐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들 3명을 데리고 오면 곧이어 북ㆍ미정상회담 장소와 시기에 대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억류자 석방이 정상회담의 긍정적 결과 도출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거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를 호전하기 위한 마중물로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을 활용해 왔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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