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가구 10명 중 1명꼴 주거환경 열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청년 가구주 열 명 중 한 명꼴은 정부가 정한 최저 기준에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14㎡면적 침실1개’ 최저기준 미달 #현재 집 거주기간도 18개월로 짧아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8일 ‘2017년 주거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 가구주(20~34세) 중 자신이 소유한 주택에 사는 비율(19.2%)은 열 명 중 두 명꼴이 채 안 됐다. 국내 전체 가구의 자가 점유율(57.7%)에 훨씬 못 미쳤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청년들은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다. 월 100만원을 벌면 평균 18만9000원을 임차료로 내고 있었다. 청년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임차료 비율(RIR)은 18.9%로 일반 가구보다 1.9%포인트 높았다. 이번 조사에 응한 청년 가구 중 80% 이상은 “임대료와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최저 기준에 못 미치는 비율은 청년 가구(10.5%)가 전체 가구(5.9%)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지하나 반지하·옥탑방에서 사는 청년 가구는 3.1%로 집계됐다.

주거 면적이나 방의 개수가 부족하거나 화장실 등을 단독으로 쓰지 못할 경우 최저 기준 미달 가구로 분류된다. 정부가 정한 최저 기준은 1인 가구의 경우 침실 1개에 주거 면적 14㎡다.

지난해는 114만 가구가 최저 기준에 미달해 전년(103만 가구)보다 11만 가구 늘었다. 국토연구원은 “조사 표본을 기존 2만 명에서 6만 명으로 늘렸고, 주거 면적 조사를 조사 대상자의 응답에서 건축물대장으로 바꾸면서 미달 가구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청년 가구가 현재 집에 거주한 기간은 평균 1년 6개월로 일반가구(8년)와 큰 차이가 났다. 거주 기간이 2년 이내인 주거이동률은 80.3%로 일반 가구(35.9%)보다 훨씬 높았다. 같은 집에 안정적으로 오래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뜻이다.

전체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구입가격 배수(PIR)는 지난해(6.3배)보다 소폭 오른 6.4배였다. 평균 6.4년 동안 번 돈을 한 푼도 안 쓰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수도권은 7.9배로 광역시(5.8배)보다 높았다.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8년으로 조사됐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