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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술의「흐름」을본다|「뉴욕 현대미술전」…호암갤러리·현대화랑 공동전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뉴욕현대미술전을 보셨읍니까-. 』비단 미술인들 뿐만아니라 적어도 미술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는사람들 사이에는 당분간 이런물음이 만날 때의 첫인사말이 될지도 모른다.
개막 5일째를 맞은 뉴욕현대미술전에 쏠리는 사람들의 시선이 그만큼 뜨겁게 달아오르고있기때문이다.
「재스퍼·존스」를 비롯한 60년대이후의 팝 아티스트와「줄리앙·슈나벨」「데이비드·살르」등 뉴 이미지 페인팅작가14명의 작품 70점을 공동전시하고 있는 호암갤러리와 현대화랑에는 개막벽두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기 시작, 참관을 기다리는 대열이 온종일 강사진을 이루고있다.
『홍보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초반의 이같은 열기는지극히 이례에 속하는 일』이라고 전시관계자는 말하고있다. 정부의 대외미술품개방조치이후 본격적인 것으로는처음 갖는 해외미술기획전이며 그것도 세계미술의 첨단에 서는 뉴욕현대미술의 소개장이어서 세계현대미술의 흐름에 어두웠던 한국미술인구들이 폭발적으로 몰릴 수밖에없다는 것이다.
방학을 맞아 어머니의 손을 잡고온 국민학교 어린이들, 친구끼리 감상하러온 중·고교생과 대학생들, 그리고 현대미술에 대한 교과서적 지식을 실제로 검증하고자 찾아온 미술인들이 어울려 전시장안은 언제나 발디딜틈없이 붐비고 있다.
작품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은 매우 다양하다.『과연』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짓는사람도 있다. 흔한 일상의 사물들을 오브제로 사용하면서기발한 작품을 내놓은 작가앞에서 경의와 찬탄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다.
호암갤러리와 현대화랑이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뉴욕현대미술전」이 지니는 의의는결코작은 것이 아니다.
미술품수입개방조치가 발효된 이후 처음 열린 대규모기획전이란 점이 우선 그 의의의 첫손가락에 꼽힌다. 주최측은「레오·카스텔리」「페이스」「메리분」등 미국 유수의 화랑과소장가들을 찾아 1년여의 꾸준한 편력을거치고 나서야 어렵게 70점의 작품을 수집할 수 있었던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부의 제한된 층에만 가능했던 미국현대미술에 대한 접근이 대중화할수있는 계기를 주었다는 점도의의의 하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큰 의의는 이들 작품이 우리에게 예술에 있어서의 창조적 발상의 중요성을 부단히 일깨워주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백지에 만화의 한두 커트를오려붙인 뒤 그위에 물감을흩뿌린다든지, 슈퍼맨의 모습을 실크스크린기법으로 무수히 반복전시하는 등의「앤디·와홀」의 작업을「나라도 할수있는 하찮은 것」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이들 미국현대미술의 기수들은『「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미술의 흐름을 새로이 바꿀 혁명적인 의식의 전환 속에서특유의 자기세계를 구축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관람자들은 세계 현대미술의 관문을성큼 뛰어넘는게 되는 것이다. <정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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