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한 김모씨(왼쪽)와 그의 아버지가 언론사 게시판에 전달한 선처 호소 편지(오른쪽). 변선구 기자, 김씨 아버지 제공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한 김모(31)씨가 7일 구속된 가운데, 김씨의 아버지가 "아들을 구속하지 말아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날 오전 김씨 아버지는 언론사 게시판 등에 사과의 뜻을 담은 편지를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편지에서 "제 아들은 술 한 잔도 안 마시며 남에게 희생, 봉사하는 삶을 추구하는 이 시대의 정말 순수한 청년"이라며 "정말 올바른 정치인이라면 이 청년이 왜 이런 돌발행동을 했을까? 한번은 관심을 가져 보는 게 진정한 국민의 대표라 생각한다"며 김 원내대표를 향해 편지를 썼다.
그러면서 "사주한 사람도 배후도 없다. 어깨에 깁스한 채 강원도에 면접 보러 간 아들이 무슨 정치 계획이 있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아버지 김씨는 "여러 상황을 볼 때 아들이 잘못한 것은 맞다. 저는 어떤 이유에서도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한 법 논리도 전 국민이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진단 2주에 아들을 구속한다면 정말 정치인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분이고, 국민은 개 돼지고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편지 마지막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님께는 아들과 함께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45분쯤 법원은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소식을 들은 아버지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들의 구속을 막아보려고 편지를 썼고, 자유한국당 측에 아들과의 메신저 대화 내용 등도 캡처해서 보냈다"며 "하지만 이미 구속돼버렸다"며 한동안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그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등 일찍부터 선교 활동을 해왔다"며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김씨에 따르면 김씨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이 악수하는 장면에 눈물을 흘렸고, 남북이 통일되면 북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포크레인 자격증으로 돈도 벌 수 있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후 김씨는 포크레인 현장 일을 배우고자 강원도 동해시로 갔지만, 예정과 달리 일이 틀어졌고, 그 뒤 경기도 파주 통일 전망대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버지 김씨는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일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반대하고자 통일 전망대로 이동했지만,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이후 오후 1시 22분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노리고 국회로 이동했지만, 결국 김 원내대표에게 폭행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