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15시간 조사 후 귀가 “청탁한 사실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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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15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28일 귀가했다.

권 의원은 전날 오전부터 28일 새벽까지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에 업무방해 등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친 권 의원은 이날 오전 1시 20분쯤 수사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도봉구 북부지검 청사를 빠져나와 미리 준비한 차에 올랐다.

권 의원은 강원랜드 인사청탁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처음부터 말씀드린 바와 같이 청탁한 사실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수사외압 의혹에 관해 묻자 권 의원은 “그것도 저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권 의원은 조사 일정이 공개되지 않아 취재진과 접촉하지 않고 출석했다. 이날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날이라 검사 출신의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 의원을 배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권 의원 측이 ‘출석할 때 취재진이 있으면 조사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해 수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우려해 출석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지 못했다”며 “권 의원이 귀가할 때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겠다고 밝혀 조사 도중에 소환 사실을 알렸다”고 해명했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날 출석한 부분에 대해 권 의원은 “기습 출석한 것이 아니라 검찰에서 목요일(26일) 또는 금요일(27)일 중 나오라고 해서 오늘 나왔다”고 밝혔다.

강원 강릉이 지역구인 권 의원은 2013년 11월 자신의 비서관이었던 김모씨를 채용하도록 강원랜드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으로 지난해부터 수사를 받아왔다. 당초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춘천지검이 수사했지만, 수사 과정의 외압 의혹이 불거져 검찰은 독립된 수사단을 구성하고 원점부터 재수사하도록 했다.

지난해 춘천지검에 재직하며 강원랜드 수사에 참여했던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39·사법연수원 41기)는 권 의원과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당시 춘천지검장이 검찰총장의 지시로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불구속하는 선에서 수사를 끝내라는 취지로 지시했으며, 최 전 사장 측근과 권 의원, 모 고검장 사이 많은 연락이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 안 검사의 주장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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