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남측에 첫 발걸음을 내디딘 오빠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밀착 보좌’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여정은 이날 정상회담 북측 공식 수행원 자격으로 김정은을 보좌했다. 김정은은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남녀 화동에게 받은 꽃다발을 뒤에 있던 김여정에게 건네줬다. 이후 김여정은 북측 수행단 9명 가운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에 이어 네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를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두 달 만에 문 대통령을 만난 김여정은 “반갑습니다”라고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김여정은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평화의 집을 향해 걸어갈 때도 뒤에서 ‘그림자 수행’을 했다. 김정은이 방명록을 쓸 때도 펜을 건넸다. 김정은은 미리 준비된 펜 대신 김여정이 건넨 펜으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여정은 정상회담에도 배석해 김정은의 모두발언을 받아적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노동당 선전선전부 제1부부장의 직함을 가진 것으로 추정돼온 그가 사실상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고 있음이 이날 남북 정상의 첫 만남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얘기가 나온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