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ㆍ청소년 흡연 유도” 국내 시판 60종 궐련담배에서 ‘가향 성분’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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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자료사진. [연합뉴스]

담배 자료사진. [연합뉴스]

국내에서 파는 대부분의 담배에서 흡연을 유도하는 ‘가향 성분’이 검출됐다. 비흡연자의 흡연을 유도하고, 끊지 못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미국ㆍ캐나다ㆍ유럽에선 규제하는 물질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 시판되는 궐련담배 60종에 대해 담배잎 내 첨가물을 분석한 결과, 모근 궐련담배 제품에서 흡연을 유도하는 가향성분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를 통해 검출된 가향성분은 제품별 최소 2개에서 최대 28개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성분은 코코아 성분(테오브로민)로 59종에서 검출됐다. 이어 바닐라향을 내는 바닐린은 49종에서, 박하향을 내는 성분(이소멘톤, 이소푸레골, 멘톨)은 46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가향담배가 흡연시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담배 가향성분이 청소년ㆍ여성 등 젊은 층에 흡연 시작을 쉽게 하고, 흡연을 지속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대표적 가향담배인 캡슐담배의 필터 내 캡슐성분 분석을 통해 118종의 가향성분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담배 가향성분은 향과 맛으로 담배 고유의 자극성을 가리고 무디게 한다. 국내 59종 제품에서 검출된 코코아 성분인 테오브로민, 박하향을 내는 이소멘톤, 이소푸레골, 멘톨 등은 기관지 확장 효과가 있어 담배연기의 흡입을 더 깊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규제기본협약 가이드라인을 통해 가향성분 등 담배 맛 향상을 위해 사용하는 첨가물의 사용금지를 권고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여러 국가는 가향성분 첨가를 규제 관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담배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가향성분에 대한 규제방안이 담긴 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어, 기재부ㆍ식약처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법률안 통과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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