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까지 넘보는 AI..."개발 기간 5년을 1년으로 단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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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은 SK C&C와 손잡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약물 설계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사진 SK]

SK바이오팜은 SK C&C와 손잡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약물 설계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사진 SK]

 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SK C&C는 SK바이오팜과 인공지능 기반 약물 설계(Drug Design) 플랫폼 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문진 C&C 본부장은 “신약 후보 물질의 약물 효과를 예측하는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 시판 단계로 나뉜다. 이중 개발 초기인 후보물질 탐색에 가장 많은 시간이 투입된다. 신약으로 거듭날 수 있는 후보 물질이 수십만 개에 달해 이들을 화학적으로 결합할 경우 만들어지는 물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는 빅데이터와 결합한 인공지능이 신약 개발 과정을 기존의 4분의 1로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건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화이자ㆍ머크 등 해외 제약사는 IBM을 포함한 정보기술(IT)기업과 일찌감치 손잡고 신약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 2월 정부출연연구소가 보유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후보 물질을 찾는 차세대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이 보유한 50만 건의 화합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경춘  과기정통부 생명기술과장은 “플랫폼이 개발이 끝나면 평균 5년이 소요되는 후보물질 개발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사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약사 자체적으로 인공지능 연구팀이 없는 탓에 외부 전문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달 초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사내 기업인 신테카바이오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새로운 항암 물질을 개발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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