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기계에 맞서는 법을 가르치겠다” 드루킹이 내린 지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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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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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김모(49·필명 '드루킹')씨가 구속된 가운데, 그가 지난 4월 자신의 블로그에 '댓글 기계에 맞서는 법'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이 블로그 글은 비공개 상태다.

17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드루킹은 지난해 4월 11일 자신의 블로그에 "(박근혜 정부가) 1시간에 6만개 댓글을 생산하는 기계들을 동원하고 있다. 2012년의 기계부대와 싸우는 법을 이야기하겠다"며 댓글 작전을 연상케 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블로그 글에서 "온라인에서 지면 오프라인에서도 진다"며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기계 로봇에 맞서 싸우는 혁명군 지도자 존 코너처럼 저는 여러분에게 기계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을 가르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기사에 3000개 이상 댓글이 무서운 속도로 오로지 악플만 달려서 올라오면 그 기계가 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를 기준으로 하면 호감순(베스트댓글) 댓글을 보고 선플이 달려 있으면 한 페이지 10개 정도 추천을 눌러라. 선플이 없다면 선플을 작성하라"면서 "최신순을 눌러서 새로 올라오는 악플들에는 비추를 하나씩 날려주는 '두더지 잡기'를 해라. 새로 작성된 악플에 비추를한 개씩 날려주는 것만으로도 댓글 생성기의 효율은 낮아진다. 그래서 이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네이버에서는 댓글이 하루 20개만 달린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에선 20개 선플을 달고, 그 다음부터는 선플 추천과 두더지 잡기만 해주면 된다"며 "네이버 뉴스-정치 분야의 가장 많이 본 뉴스 8개는 반드시 선플 작업을 해야 한다. 선플 생성, 베스트 글 추천 또는 악플은 비추천, 그리고 최신순 두더지 잡기 순서로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선관위는 드루킹의댓글 활동에 대한 제보를 접수하고 조사에 나섰다.

선관위는 드루킹이 운영하는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건물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다는 접수를 제보하고 현장을 찾아갔지만, 드루킹이 조사를 거부했다. 이에 선관위는 5월 5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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