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공작, 보수에 뒤집어 씌우고 '증거 USB' 변기 버린 민주당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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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는 댓글을 쓰고 추천 수 등을 조작한 민주당원 3명이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동식저장장치(USB)를 화장실 변기에 넣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압수수색 현장에서 증거인멸 시도 #"보수 진영에서 댓글단 것처럼 조작" 진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3일 브리핑을 열고 "지난달 22일 피의자들의 사무실을 덮쳤을 때 이들이 USB를 화장실 변기에 넣어 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해 긴급체포 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행위가 조직적인 차원에서 벌어진 것인지, 정치적 배후는 없는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월17일 같은 회사 동료이자 경제 민주화 관련 온라인 카페 운영진으로 활동해온 김모(48)씨와 우모(32)씨, 양모(35)씨 등 3명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기사에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국민들 뿔났다. 땀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 등 2개의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매크로(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 댓글에 IP 614개로 '공감'을 클릭했다. 같은 달 31일 더불어민주당이 이 댓글 조작 의혹을 고발해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김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테스트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서 정부 비판 댓글에 '공감'을 클릭한 것처럼 댓글을 조작했다"고 진술했다. 피의자들은 경기도 파주의 회사 사무실에서 범행을 실행했고 대화는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 주고받았다. 지난달 22일 경찰이 해당 사무실을 덮쳤을 때 이들은 USB를 화장실 변기에 넣어 버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해 긴급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2개의 댓글에 공감 클릭 수가 대략 4만여 개였는데 이중 피의자들이 매크로 방식으로 각각 614번 공감 클릭을 한 것이다"며 "이들은 ID를 경제 민주화 카페 회원들에게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신빙성이 부족해 검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 등 3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주기적으로 당비를 납부해온 '권리당원'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경우 2016년부터 매달 1000원씩 당비를 납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오는 18일 만료되는 구속 기한을 고려해 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고 추가 공범이나 정치적 배후 여부 등을 보강 수사하고 있다. 수사팀 관계자는 "압수물을 더 분석해 범행 목적이나 여죄 등을 명확히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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