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라인 성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성매매 관련 콘텐트 게시 법적으로 금지 #CNN "초당적 승리" 호평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온라인 성매매와의 전쟁법(FOSTA)’에 서명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의 법안 서명에 따라 성매매 알선 광고 등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에 게시한 사람은 강력한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이번 법안은 일차적으로 ‘백페이지닷컴’ 등 성매매 범죄의 온상으로 지목된 온라인 사이트를 겨냥한 것이다.
지난 2004년 개설 당시 백페이지닷컴은 개인 간 물건 거래, 구인ㆍ구직 광고 등의 기능을 하는 ‘온라인 장터’였다.
하지만 어느새 백페이지닷컴은 성매매 관련 게시물로 가득차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중대 성범죄인 미성년자 성매매 역시 이 홈페이지에서 상당수 알선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WP는 전했다. 백페이지닷컴 수익 99%가 불법 성매매 중개로부터 발생할 정도다. 미 실종학대아동센터(NCMEC)는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아동 성매매의 70% 이상이 백페이지닷컴이 관련돼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 당국이 백페이지닷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건 지난 2016년이다. 그해 12월 일리노이주에서 발생한 데즈리 로빈슨(16·여성) 살인사건이 계기였다. 이는 미성년자인 데즈리 로빈슨이 백페이지닷컴을 통해 만난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백페이지닷컴 창립자인 마이클 레이시(69) 등 임직원 7명은 성매매 조장 등의 혐의로 연방 검찰에 기소됐다.
법안 통과엔 비판적 견해도 있었다. 인터넷 발전과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었다. 또 이 법안으로 인해 인신 매매업자들이 미국 사법 기관의 손이 미치지 않는 해외 웹사이트로 진출하게 되고 이는 성매매에 대한 추적과 기소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인터넷과 SNS가 성매매 광고로 뒤덮히는 데 대한 대중들의 분노를 막을순 없었다.
법안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안내광고 사이트인 ‘크레이그리스트(Craigslist)’에 따르면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 이후 성 관련 섹션이 폐쇄됐고, 이 회사의 성 관련 온라인 광고 수익은 87% 감소했다고 WP가 보도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