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점 14리바운드' 첫 번째 승리의 버튼 스위치 누른 버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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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차전 원주 DB와 서울 SK 경기에서 DB 버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8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차전 원주 DB와 서울 SK 경기에서 DB 버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프로농구 원주 DB 프로미 외국인 포워드 디온테 버튼(23·미국·1m92.6㎝)이 우승으로 가는 첫번째 버튼 스위치를 눌렀다.

DB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챔프전) 1차전에서 서울 SK 나이츠를 93-90(24-24 21-22 30-18 18-26)로 물리쳤다. 버튼은 38점·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로드 벤슨도 19득점·10리바운드로 뒤를 받쳤다.

정규리그 1위 DB는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승리하며 통합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역대 21번의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최종 우승한 것은 71.4%(15회)이며,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프전도 석권한 건 52.4%(11회)다. DB는 안양 KGC 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거두며 챔프전에 올랐다. 2014~15시즌 이후 3시즌 만에 9번째 챔프전에 진출한 DB는 2007~08시즌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8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차전 원주 DB와 서울 SK 경기에서 DB 벤슨이 슛을 성공시킨뒤 가슴을 치며 기뻐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8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차전 원주 DB와 서울 SK 경기에서 DB 벤슨이 슛을 성공시킨뒤 가슴을 치며 기뻐하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챔프전 1차전은 버튼의 독무대였다. 승부처마다 시원한 왼손 원핸드 덩크슛으로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특히 3쿼터 DB가 기록한 30점 중 20점을 넣는 괴력을 발휘했다. 3쿼터를 75-64, 11점 차로 마친 DB는 4쿼터에도 줄곧 3~7점 차를 유지했다. 하지만 4쿼터 막판 버튼의 슛이 잇따라 림을 벗어나며 위기에 몰렸다. 버튼은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91-90으로 쫓긴 상황에서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버튼은 "아주 잘한 경기는 아니었다. 91-90에서 쏜 슛이 에어볼(림을 맞지 않은 슛)이 되면서 너무 아쉬웠다"며 "마지막 자유투를 쏠 땐 에어볼이 나오지 않도록 집중했다"고 웃었다.

버튼은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22.67득점, 10.7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DB를 6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외국인 선수 최우수 선수(MVP)에도 선정됐다. KGC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펄펄 날았다. 3경기 평균 22.7점을 올린 버튼 덕분에 DB는 3연승으로 가볍게 챔프전에 올랐다.

김주성의 조기 투입 카드도 통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김주성을 15분 이상 기용하겠다고 했다. 이번 챔프전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은 무릎이 좋지 않아 전성기처럼 시간 뛰지 못한다. 이번 시즌에는 야구로 치면 마무리투수처럼 주로 4쿼터에 등장해 해결사 노릇을 했다. DB는 정규리그에서 거둔 37승 중 35%인 13승을 4쿼터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8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차전 원주 DB와 서울 SK 경기에서 DB 이상범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8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1차전 원주 DB와 서울 SK 경기에서 DB 이상범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김주성은 3쿼터 8분 35초를 남기고 처음 코트에 들어섰다. 이 감독은 김주성을 한박자 빠른 타이밍에 기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주성이 등장한 뒤 DB가 상승세를 탔다. 김주성은 이날 14분36초를 뛰며 정규리그 5.26득점·2.07리바운드를 뛰어넘는 6득점·6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SK는 KCC와 4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23.8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제임스 메이스의 부진이 뼈아팠다. 메이스는 3쿼터 2분 40초 만에 첫 득점에 성공했고, 9득점·4리바운드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경기 막판엔 아예 벤치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가 열린 원주종합체육관에는 시작 1시간 전 4100석이 모두 매진됐다. 챔프전 2차전은 1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원주=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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