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과급 안 준다고 쇠파이프로 사장실 집기 부순 한국GM 노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사장실 점거해 ‘성과급 지급 연기’ 항의

한국GM 노동조합이 사장실을 점거하고 집기류를 파손했다. 자금난에 부딪친 한국GM이 성과급 지급을 연기한다고 하자 50여 명의 한국GM 노조원은 5일 오후 2시 20분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실을 찾아가 집단행동을 했다.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 노조는 현관 보안문을 부수고 사장실에 들어가서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에게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에 대해서 항의했다. "사장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사장실과 비서실, 회의실을 점거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들은 쇠파이프를 이용해서 서랍장과 의자, 책상 등 사장실 집기를 파손했다.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카허 카젬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임직원에게 e메일을 발송해 “6일 지급하기로 약속한 2차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한국GM은 6일 직원들에게 지난해 성과급 중 절반인 1인당 약 450만원(총 720억원 규모)을 지급할 계획이었다.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부사장실에서도 사과 요구…사측 “강력 대처”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호주 국적인 카허 카젬 사장과 언어적으로 소통하는데 문제를 겪은 한국GM 노조원들은 2시 50분께 사장실을 빠져나가 다른 임원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전준명 한국GM 기술연구소장(부사장) 집무실로 이동해서 불법행위를 이어갔다.

전준명 부사장은 최근 사내 임직원 대상 경영현황설명회에서 카허 카젬 사장과 함께 회사 상황을 설명했다. 노조원들은 당시 설명회에서 전 부사장이 했던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당황한 전 부사장이 집무실을 빠져나려고 시도했지만 한국GM 노조원은 강압적으로 집무실에 그를 억류했다. 겁에 질린 부사장에게 지속적으로 답변을 요구하던 한국GM 노조원들은 약 30분 후 자진 해산했다.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한국GM이 성과급 지급 연기 방침을 발히자 사장실을 점거한 한국GM 노조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직원들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고 회사의 자산을 파손한, 전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위”라며 “불법행위에 대해 검찰·경찰·정부에 신고하고 징계·소송 등 합당한 절차를 이행하겠다”고 공표했다.

노사간 대립이 격화되면서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는 난관을 맞았다. 미국 GM 본사는 신차 배정을 약속했고, 한국GM은 회생 계획을 마련했다. 정부는 재무실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한국GM 노사 협상이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경영 정상화 일정도 멈춰섰다.

배리 앵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은 “4월 20일까지 노조가 동참하지 않는다면 부도를 신청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