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의료 IT' 중동 수출 또 성공…500만 달러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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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소병원와 분당서울대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계약 체결 후 단체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는 클레멘소 병원 최고경영자(CEO)인 무네스 칼라위.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클레멘소병원와 분당서울대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계약 체결 후 단체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는 클레멘소 병원 최고경영자(CEO)인 무네스 칼라위.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국립대병원인 분당서울대병원이 ‘의료 IT 시스템’ 수출에 또 한 번 성공했다. 최근 4년 새 네 번째로 거둔 성과다. 레바논 지역에서 손꼽히는 병원 그룹과 손을 잡으면서 중동 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국 컨소시엄, 레바논 병원 그룹과 계약 #두바이 분원에 병원정보시스템 구축키로 #10대1 경쟁률 뚫어내, 투자 교두보 마련 #미국·사우디에 3차례 진출 경력 쌓아놔

분당서울대병원ㆍSK텔레콤ㆍ이지케어텍 컨소시엄은 지난달 29일 클레멘소 메디컬 센터 두바이 분원(CMCDHCC)에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 ‘베스트 케어’를 구축하는 500만 달러(약 53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병원정보시스템은 병원에서 나오는 의료 기록과 사무ㆍ행정 자료, 인력 관리 등을 모두 포함하는 전산 프로그램이다. 이 투자 프로젝트는 올해 10월부터 준비하게 된다. 내년 2월 두바이에 병원이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시스템 가동도 시작된다.

UAE 두바이에 들어설 클레멘소 메디컬 센터 분원.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 2월 개원에 맞춰 병원정보시스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UAE 두바이에 들어설 클레멘소 메디컬 센터 분원. 분당서울대병원은 내년 2월 개원에 맞춰 병원정보시스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클레멘소병원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본원을 둔 지역 내 최상위 민간 종합병원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과 제휴할 만큼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병원은 최근 의료 IT의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품질이 검증된 병원정보시스템 도입 검토에 나섰다. 그러자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글로벌 병원ㆍ사업체들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결국 한국 컨소시엄이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 이식에 성공했다.

클레멘소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은 일단 두바이 분원에 ‘베스트 케어’를 구축하는 계약만 맺었다. 하지만 향후 레바논 본원을 포함해 추가로 들어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ㆍ제다, 요르단 암만 등의 분원에도 한국의 병원정보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지케어텍의 위원량 사장은 "이번 계약으로 두바이, 레바논, 요르단 등에 진출할 기회를 마련했다. 향후 카타르, 쿠웨이트 등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추가 수주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분당서울대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한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활용해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지난 2016년 분당서울대병원의 병원정보시스템을 도입한 사우디아라비아 병원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활용해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미 의료 IT 시스템의 해외 진출 경력을 여럿 쌓아놨다. 지난 2014년 6월 사우디 국가방위부 소속 6개 병원에 병원정보시스템을 수출하는 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게 시초였다. 지난 2016년 12월에는 미국 오로라병원 그룹과 2000만 달러(약 212억원)의 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에는 사우디 주베일병원과 500만 달러(약 53억원) 규모의 병원정보시스템 이식에 합의했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단순한 병원 설립이 아닌 IT 기술 수출의 토대를 쌓은 것이다. 특히 분당서울대병원의 시스템은 의료 기록을 활용한 빅데이터 연구가 편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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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분당서울대병원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사우디 내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수의 종합병원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시키면서 중동 시장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 중동 시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품질ㆍ가격에서 커다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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