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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어두운 이미지 벗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경마장이 전산화를 통해 완전공개되면서 「복마전」의 어두운 이미지를 떨쳐내고 있다. 브로커들에 의한 승부조작·약물중독등으로 얼룩졌던 지난날의 경마장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근의 경마장 풍경은 한마디로 경이롭기만 하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3월부터 매월 한차례 발주·검량·경주편성·마필조교·마필능력검사·사전심판등 경마의 전과정을 공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출주마는 경기 하루전부터 유선TV로 감시되는 특별보호방에 격리 수용되며 사전·사후 약물검사도 통과해야만한다.
오는 7월1일부터는 OMR카드를 사용한 마권구입, 즉 베팅슬립제가 시험적으로 실시돼 부정의 소지가 한층 줄어들게 됐다.
이같은 경마계의 자체정화 노력에 힘입어 올5월까지 경마장을 찾은 사람은 1백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90만명보다 10%이상 늘어난 숫자로 경마인구의 꾸준한 증가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남성전용구역이다시피했던 이곳에도 최근 새바람이 불기 시작, 여성입장객이 전체의 16%에 달하면서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또 가족·연인들과 함께 주말나들이를 나오는 사람들도 눈에 띄게 늘고있어 경마가 점차 건전레저로 자리잡고 있음을 실감케하고 있다.
국내 경마방식은 3가지. 우승마 한마리만을 맞히는 단승식, 1∼3위 가운데 한마리만을 맞히는 연승식, 1∼2위를 모두 맞히는 복승식이 있다.
이 가운데 마권판매액의 99%를 차지하는 복승식은 고도의 지식과 경험을 필요로하는 「경마의 꽃」.
초보자들은 비교적 쉬운 단승식과 연승식으로 시작하는것이 바람직하다.
경마는 기록과 확률을 기초로하는 고도의 두뇌스포츠.
따라서 마권을 사기에 앞서 마필의 신체상태·습성·전적, 기수의 전적등을 종합해 우승예상마를 점쳐 놓은 예상지 (모두 6가지가 있다)를 참고로 하는게 좋다.
물론 예시장에서 출전을 기다리는 출주마를 직접 관찰하면 적중률을 높일수 있다.
건강한 말은 털에서 윤기가 나고 귀와 꼬리를 쉴새없이 움직이며 걸음걸이가 경쾌하며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흘린다.
마필의 신체균형상태가 레이스길이(1천m에서 2천m까지 7가지가 있다)에 알맞은지 여부도 확인하는게 좋다.
하체가 높은 말은 뒷다리가 길어 단거리에 유리하고 등이 짧은 말은 부담중량을 잘견뎌 장거리에 알맞다.
전문가들은 몸의 길이와 높이가 거의 비슷한 말을 최고의 경주마로 꼽는다.
경마장을 처음 찾는 사람들은 소위 「바람꾼」들의 말에 속아 일확천금을 노리는 무모한 베팅으로 큰 손해를 보기도 한다.
마사회 신병천홍보실장은『주위사람들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소신껏 베팅을 하되 필요할 경우 안내원의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충고한다.
경마가 자칫 도박성을 띨수도 있는만큼 하루 마권구입상한선은 현재 20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국내유일의 뚝섬경마장은 매주 금·토·일요일 오전11시부터 개장, 12회의 레이스가 펼쳐진다.
이밖에 유선TV를 통해 경주실황을 중계하는 서울시내12개 장외발매소를 이용할수도 있다.
행운을 찾아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유난히도 금기가 많다.
이들은 경마날 아침에는 손톱·발톱·머리등을 깍거나 머리를 감는 일, 심지어 여자나 장님과 마주치거나 구두를 닦는 것도 꺼린다.
이와는 반대로 영구차를 보면 최고의 행운이 찾아온다며 뛸듯이 기뻐하기도 한다.
마사회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개인마주제를 실시해 경마를 국민적인 레저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아울러 환급률을 현행 72∼73%에서 75%수준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야간경마를 통해 팬서비스를 강화해나갈 계획으로 있어 많은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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