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광' 김정은, 농구 콕 집어 이야기 …남북 농구교류 성사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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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2014년 평양체육관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 일행과 북한 횃불팀의 농구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2014년 평양체육관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데니스 로드먼 일행과 북한 횃불팀의 농구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농구광’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농구를 콕 집어 이야기했다. 남북 농구교류가 성사될까.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일국 북한 체육상을 만나 남북체육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도 장관은 “어제(1일) 김정은 위원장이 예술단 공연 중에 남북이 체육 교류도 활발하게 진행해야 하지 않냐고 말해 저도 동의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이 ‘농구’를 콕 집어서 이야기했다고 하자, 김 체육상은 “농구 경기도 잘 만들어가고 여러 가지 체육 문제를 자주 만나서 문서교환, 실무접촉, 토론하고, 체육도 북남이 힘을 합치면 아시아에서 1등은 문제 없고 세계적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오른쪽)은 NBA 스타 로드맨(왼쪽)의 열혈팬이다. 김 위원장은 로드맨을 북한에 5차례나 초청했다. [노동신문]

김정은 위원장(오른쪽)은 NBA 스타 로드맨(왼쪽)의 열혈팬이다. 김 위원장은 로드맨을 북한에 5차례나 초청했다. [노동신문]

김 위원장은 소문난 ‘농구광’이다. 그는 1990년대 스위스 유학 시절 미국프로농구 NBA 경기를 TV로 시청했고, 시카고 불스에서 활약한 마이클 조던과 데니스 로드맨의 열혈팬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어릴적 직접 농구시합을 한 뒤 선수들에게 장단점을 지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초청을 받은 로드맨은 2013년부터 북한을 5차례나 방문했다. 2013년 2월28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로드맨이 이끈 묘기 농구단과 조선체육대학 횃불 농구팀의 혼합경기가 열렸는데, 김 위원장은 직접 관전했다. 국내 한 원로 농구인은 “김정은이 어릴적 아버지 김정일에게 대형 농구장을 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만큼 남북한 ‘농구 외교(basketball diplomacy)’가 이뤄질 가능성이 생겼다. 양팀 국가대표간 경기가 성사될지, 클럽팀 대결이 이뤄질지, 더 나아가 단일팀 구성까지 논의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남북한 농구교류가 처음 이뤄진건 1999년 9월 평양에서 열린 정주영체육관 기공기념행사 때다. 당시 한국의 남자팀 현대, 여자팀 현대산업개발이 평창에서 북한팀과 맞붙었다. 그해 12월 북한 남녀팀이 서울을 방문해 경기를 치렀다. 2003년엔 정주영체육관 개관 기념으로 평양에서 남북간 경기가 열렸다.

한편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체육상은 올해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27일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후 체육교류 방안을 구체화하기로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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