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성교육 강사가 강의 중 눈물을 흘린 까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손경이씨. [사진 tvN]

손경이씨. [사진 tvN]

"성폭력 예방 대상은 가해자일까요, 피해자일까요?"

이 같은 질문을 던진 17년 차 성교육 강사 손경이씨가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해자'라는 대답이 한 목소리로 나온 데서 고마움을 느꼈다고 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tvN '어쩌다 어른'에서는 '위드유'(#Withyou) 특집으로 손씨가 강사로 나섰다. 손씨는 '누가 성범죄를 멈춰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강단에 섰다.

[사진 tvN]

[사진 tvN]

손씨는 "예방 교육을 할 때 가해자 예방, 피해자 예방 중 누굴 예방해야 할까요?"라고 물었다. 청중은 '가해자'라고 크게 답했다.

그러자 손씨는 벅찬 듯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제가 강의를 가면 전부 말을 안 한다"며 "벌써 울면 안 되는데"라고 했다.

[사진 tvN]

[사진 tvN]

손씨는 다시 "가해자 예방과 피해자 예방 중 뭐부터 예방해야 한다고요?"라고 물은 후 눈물을 흘려 박수를 받았다.

MC 김상중이 무대로 올라와 "왜 울컥했냐"고 묻자, 손씨는 "보통 이 질문을 하면 '피해자 예방' '둘 다 예방'이라는 답이 나오는데 동시 다발적으로 '가해자'라는 답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보통 '짧게 치마 입지 말라' '밤늦게 다니지 말라' '술 먹지 말라' 등과 같은 지적이 피해자들에게 잇따른다.

손씨는 "강의를 하다 보면 '남자 욕만 하고 가더라'는 소리를 들었다. 가해자 예방 욕을 하러 온 것이지 남자 욕을 하러 온 것은 아니다"라며 "가해자 안에는 남녀가 다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도 여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자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